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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꼬 없는 찐빵" 밸류업 실망감에…메리츠금융 '재조명'

당기순익 50% 주주환원 약속 이행…조정호 회장은 "상속포기"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4.02.29 16:48:45
[프라임경제] "밸류업 프로그램은 메리츠의 추진 방향성과 같다. 밸류업이 잘 진행되면 메리츠와의 갭이 일시적으로 축소되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누가 더 진심으로 하는지 판별될 것"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

정부가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을 공개하자 메리츠금융지주(138040) 주주환원 정책이 재조명된다. 지난 26일 공개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강제성'이 빠지면서다. 주주환원 정책을 오롯이 상장사 자율에 맡기면서 정책 효과가 미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꾸준히 주주환원을 실천해온 메리츠금융에 투자자 관심이 쏠린다.

그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도입되면 금융권 전반적으로 기업가치가 오르면서 메리츠의 주주환원 정책이 다소 희석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베일을 벗자 관련 우려가 불식되는 모습이다.

메리츠금융지주 사옥. ⓒ 메리츠금융지주

밸류업 프로그램은 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마련한 방안이다. 저평가 원인이 국내 상장사들의 낮은 수익성과 소극적 주주환원 때문이라는 진단이 많았던 만큼, 명확한 개선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시장 기대와 달리 지배구조 개선책 등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빠져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 외에 강제성을 부여할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조언이 끊이지 않는다. 제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배당소득세와 상속세 등을 정비하거나 자사주 매입‧소각 의무화 등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에 대한 실망감에 저PBR(순자산비율) 종목들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실제로 정부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발표한 전날 국내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26일 코스피는 0.77% 하락한 2647.08에, 코스닥지수는 0.13% 내린 867.40에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실망 매물 출회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투자자들은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메리츠금융을 뽑는다. 메리츠금융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전부터 과감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쳤다. 메리츠금융은 지난 2022년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최소 3년간 연결 기준 당기순익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실제로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익 2조1333억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1조833억원을 주주에게 환원했다. 64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고 배당은 4483억원을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김용범 부회장은 올해도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공표했다. 이번 정부의 방안이 주주환원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유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범 부회장은 밸류업 프로그램 취지에 공감하기도 했다. 김용범 부회장은 지난 22일 2023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밸류업 프로그램은 크게 4가지 측면으로 나뉜다"며 "본래 사업을 똘똘하게 해서 번다, 자본배치 효율적으로 한다, 주주환원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한다, 모든 주주가치를 동등하게 대한다. 4가지 측면에서 메리츠가 추진한 방향과 같다"며 밸류업 실천 의지를 표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대주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역시 승계는 없다고 못을 박으면서 시장 기대감을 확산시켰다. 

조정호 회장은 '제2회 한국기업거버넌스 대상' 시상식에서 경제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후 "승계는 없다"며 "대주주의 1주와 개인 투자자의 1주는 동등한 가치를 가져야 한다. 모든 주주환원 행보의 기저에는 이런 생각이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주주와 개인투자자 모두 한 주의 주식에서 같은 이득을 누려야 한다는 철학을 몸소 실천했다는 평가다.

전망 또한 긍정적이다. 증권가에서 나온 올해 메리츠금융에 대한 리포트 9개 중 8개에서 목표주가 상향 평가를 받았다.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 정책을 보유해 직관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는 시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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