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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반대' 여의도집회날…그린닥터스 '심장환자, 무료의료 봉사'

온종합병원 이현국 센터장…외국인근로자ㆍ북한이탈동포 등 돌봐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4.03.04 08:58:44

지난 3일 그린닥터스는 부산 온종합병원6층 국제진료센터에서 인국인근로자 및 북한동포 등 대상으로 무료진료봉사 활동을 펼쳤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전국 수만 명에 의사들이 서울 여의도에 몰려들어 정부의 '의대 증원 반대'를 외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3월3일 일요일 오후, 부산 온종종합병원 6층 그린닥터스 국제진료센터 심장내과 임시진료실에서는 50대 초반 심장내과 의사가 환자들을 진료하느라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였다.   

환자들은 각양각색의 얼굴 모습을 한 외국인들로, 대부분 두려움과 함께 초조하게 자기순서를 기다렸다. 이곳 내과전문의 김정암 원장과 함께 진료봉사에 동참한 온종합병원원 심혈관센터 이현국 센터장(심장내과전문의)은 심부전증, 협심증 등 심장 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들을 혼자서 도맡아 심전도검사와 심장초음파검사, X선검사 등을 시행하느라 눈코 뜰 새도 없었다.
  
그린닥터스는 20여 년째 매주 일요일 오후 2∼5시 부산 부산진구 당감2동 온종합병원 6층 국제진료센터에서 외국인근로자, 북한이탈동포 등을 대상으로 무료진료봉사를 해오고 있다. 평소엔 10명 내외의 외국인근로자들이 찾아와 대개 감기나 몸살, 복통, 두통, 치통 등 가벼운 증상을 호소하는 데 그쳤으나, 지난 3일엔 달랐다. 12명의 환자 가운데 9명이 심장이상 증세 등을 호소하며 심장내과 진료실로 몰려든 것이다.
  
국적도 다양했다. 중국인 2명, 베트남인 1명, 우즈베키스탄인 1명, 러시아인 2명, 네팔인 2명에 북한이탈동포 1명도 국제진료센터를 찾아왔다는 거다. 최근 '의대 증원 파동'으로 전공의들이 대거 대학병원을 이탈하는 바람에 정상진료가 어려운데다 동네의원까지 조만간 휴업한다는 소문까지 나돌아 급히 그린닥터스 국제진료센터를 찾게 됐다는 거다.
  
이날 한 외국인근로자는 "며칠 전부터 심장 부근에 통증이 느껴져서 크게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린닥터스 봉사단이 일요일 진료를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며 "처음엔 억지로 참아보고 월요일 직장에 얘기하고 대학병원에 가보려하다가, 전공의 선생들이 현장을 떠나는 바람에 큰 병원에서 오히려 진료받기 더 어렵다고 해서 이렇게 서둘러 오게 됐다"며 연신 고맙다고 인사했다.
  
이현국 센터장은 이날 6층 임시진료실과 1층 온종합병원 응급센터 옆에 있는 X선 검사실을 수차례 오르내리면서 기진맥진했다. 온종합병원 심혈관센터장인 그는 최근 '의대 증원에 따른 전공의 집단사직 파동' 이후 대학병원들의 정상진료 차질로 인해 소속 병원 본연의 진료업무도 폭증해 이미 과부하상태란다. 

하루 외래환자만도 100명을 훌쩍 넘기면서도, 협심증 등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혈관조영술과 관상동맥중재술까지 10여 건 정도 쳐내는 강행군이 이어지고 있다. 퇴근 이후에도 응급센터에서 걸려오는 콜까지 응대하느라 번아웃 상태인데도, 그는 수년째 한 달 한두 차례 그린닥터스 의료봉사 활동엔 빠지지 않고 있다.

이 센터장은 "심장질환은 골든타임을 다투는 응급상황이어서 아무리 바쁘고, 힘에 부친다고 해도 눈앞에서 경각을 다투는 환자들을 외면할 수 없는 게 심장내과 의사의 숙명 같은 것"이라며 밝혔다.
  
한편 그린닥터스는 지난 2003년 처음 외국인근로자 등을 위한 국제진료센터를 개설한 이래 지금까지 20년간 6만여 명의 환자들을 돌봤다.
  
정근 그린닥터스재단 이사장은 "'소중한 생명-따뜻한 세상-건강한 인류'를 꿈꾸는 그린닥터스 소속 의사들은 지진이나 전쟁 등 재난지역이든, 국내 의료소외지역이든 자신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서 '함께 한다'는 신념으로 의료봉사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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