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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우량 보험사 도약"…이문구 동양생명 사장의 촉박한 초침

"이사회 임기 1년 결정은 이례적"…매각설·추가 내정설 수면 위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4.03.07 20:57:00
[프라임경제] 이문구 동양생명 신임 대표이사의 시곗바늘이 분주하다. 수익 극대화를 통해 동양생명(082640)을 초우량 보험사로 성장시키겠다고 외쳤지만,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시간은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이문구 신임 대표는 지난해 저우궈단 전 대표의 배임·횡령 혐의로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함과 동시에 동양생명 매각작업까지 준비해야 한다. 맡은 중책에 비해 임기가 짧다는 지적이다. 

7일 동양생명 이사회 '임원 선임의 건'에 따르면 이문구 신임 대표 임기는 2024년 2월29일부터 2025년 2월28일까지다. 통상 금융권에서 임원 임기를 2년 정도로 책정하는 것을 감안하면 1년 임기는 이례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4일 동양생명 본사에서 개최된 취임식에서 이문구 신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동양생명

실제로 동양생명은 2015년 9월 중국 다자보험그룹(전신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된 이후 대표이사에게 꾸준히 3년 이상의 임기를 보장해왔다.

뤄젠룽 전 대표는 2017년 9월부터 2022년 2월까지 동양생명을 이끌었다. 후임 저우궈단 전 대표도 임기는 2022년 2월부터 2025년 2월15일까지였다. 장충테니스장 관련 배임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저우궈단 전 대표는 지난해 건강상 이유로 중도 사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규모가 큰 조직일수록 의사결정 등에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게 일반적"이라며 "경영 성과를 평가하고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기에 1년이라는 기간은 짧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영업을 전문으로 해왔던 만큼 재무 및 인사 등 실무에서 추가적인 소통이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이사회로부터 임기를 1년밖에 못 받아내 경영활동에 제약이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문구 대표의 짧은 임기에 대해 여러 해석을 내놓는다. 먼저, 동양생명의 최대주주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구제금융 기관 성격을 띠는 만큼 본격적인 매각준비에 돌입했다는 시각이다. 매각 전 단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영업 전문가를 배치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문구 대표는 1992년 동양생명 공채로 입사해 30년 넘게 근무한 '동양맨'이다. 사업단장과 제휴전략팀장, 상무를 거쳐 △CPC부문장 △영업부문장 △FC본부장 등 영업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해 영업 전문가로 꼽힌다. 

실제로 이문구 대표는 지난 4일 취임사를 통해 규모의 성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수익 극대화를 통해 동양생명을 초우량 보험사로 성장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한 각 부문별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향후 핵심수익성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를 확대하기 위해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사회가 중국 내 적합한 내정자를 찾기 위해 이 대표의 임기를 짧게 산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은 2015년 중국다자그룹으로부터 인수된 이후 꾸준히 중국계 등기임원 비율이 늘었다"며 "2017년 구한서 대표이사를 끝으로 지속 중국계 임원을 선임하는 추세인 만큼 중국계 내정자가 추가로 선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기준 동양생명 전체 등기임원 7명 중 5명이 중국계 임원이었다. 전체의 71.4%다. 2018년에는 전체 등기임원 9명 중 5명이 중국계 임원으로 과반을 조금 넘는 비율(55.5%)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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