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카카오뱅크, 태국 진출 문 열렸다…가상은행 인허가 개시

태국 SCBX와 컨소시엄 구성, 설립 시 2대 주주 등극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4.03.20 18:01:25
[프라임경제] 카카오뱅크가 한국계 은행 불모지인 태국에 첫발을 내딛게 될 예정이다. 태국 중앙은행이 인허가 절차를 개시하면서, 카카오뱅크에서 추진 중인 태국 가상은행(Virtual Bank) 설립이 첫 삽을 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국 중앙은행이 이날부터 가상은행 인허가 신청서 접수를 시작했다. 앞서 태국 재무부는 가상자산 인허가에 대한 신청 방법과 발급 기준 등을 공시한 바 있다. 

태국 가상은행 인허가 신청·발급 등에 대한 조건. ⓒ 태국 중앙은행


태국 중앙은행은 "가상은행 신청자의 자격과 잠재력, 노력 등을 고려하겠다"며 "가상은행이 금융소비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 태국 금융기관 시스템에서 건전한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태국 중앙은행이 가상은행 설립 절차를 개시하면서, 분주해진 곳은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지난해 6월부터 태국 금융지주회사인 SCBX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가상은행 설립 준비에 나섰다.

다만 이들 컨소시엄은 아직 태국 중앙은행에 가상은행 인허가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뱅크가 구체적인 제출 시기에 대해 함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태국 중앙은행이 발표한 일정에 맞춰 SCBX와 인가 신청을 위한 협업을 이어가겠다"며 "양사의 제휴는 태국 금융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현지 금융 취약 계층의 금융 서비스 제고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태국 진출 여부는 국내 금융권에서도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 현재 태국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이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한국뿐 아니라 외국계 은행이 태국에 진출한 사례는 지난 2015년이 마지막이다.

이처럼 문턱 높던 태국이 국민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은행 도입에 나선 것이다. 가상은행은 영업점 없는 은행으로 한국의 인터넷전문은행과 유사하다. 기술과 데이터에 기반해 어디서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카카오뱅크가 이미 국내에서 하는 일들이다.

카카오뱅크와 SCBX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태국 가상은행 인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 프라임경제


실제 가상은행 인허가 고려사항으로 공개된 내용이 대부분 카카오뱅크 컨소시엄과 부합한다. 태국 중앙은행은 △가상은행 사업 운영에 대한 경험 △혁신 금융 서비스 △디지털 기반 사업 운영에 대한 전문 지식 △IT 시스템 관리 능력 △다양한 데이터 관리·활용 능력 △대주주의 재정적 지원 능력 등을 중요 고려사항으로 꼽았다.

추진 중인 가상은행이 실제 설립되면, 카카오뱅크는 지분 약 20%를 확보해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최대 주주인 SCBX는 태국 3대 은행 중 하나인 시암상업은행 등 다양한 금융 계열사를 보유한 금융지주회사다. 재정적 지원 능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가상은행 최종 설립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태국 중앙은행가 예상한 인허가 합격자 발표 시기는 내년 상반기다. 이 기간까지 카카오뱅크는 SCBX와 인허가 획득을 위한 준비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비대면 금융 기술과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카카오뱅크 DNA를 동남아 시장에 이식할 것"이라며 "양사가 갖춘 금융 비즈니스 경험과 디지털 기술 역량으로 시너지를 발휘하고, 인가 획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