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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부금융·리스업 쉽지 않네…카드사 취급액 급감

고금리로 대내외 여건 악화…"본업 상황 안 좋아 우선순위에서 밀려"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4.03.20 21:45:34
[프라임경제] 카드사 할부·리스사업 취급액이 급감했다. 고금리로 인해 본업인 신용판매 사업도 여의치 않자 추가 사업 확대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리스업을 영위하는 4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카드)의 지난해 리스 취급액은 1조8956억원이다. 2022년 3조1426억원 대비 39.6% 급감했다. 지난해 초까지 리스영업을 확대하며 사업 다각화를 모색했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사가 일제히 리스사업 취급액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급액 비중이 가장 크게 줄은 곳은 KB국민카드다. 구체적으로 △KB국민카드 2599억원(2022년)→108억원(2023년) △우리카드 8484억원→2810억원 △신한카드 1조8647억원→1조3929억원 △삼성카드 1696억원→210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카드사들의 할부금융, 리스 취급액이 급감했다. 사진은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 중고차시장. ⓒ 연합뉴스


리스는 고가의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등을 사거나 빌리는 고객에게 돈을 대출해 주고 이자를 받는 사업이다. 카드사 리스업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90%로 절대적이다. 

리스는 이용 방식과 만기 옵션에 따라 금융리스와 운용리스로 구분된다. 금융리스는 계약기간에만 소유권이 이용자에게 있다. 리스사에 원리금만 상환하면 되지만, 기타 보험비와 자동차세 등은 이용자가 부담해야한다. 리스 자산 소유에 따른 위험과 편익을 모두 이용자가 책임지는 개념이다. 운용리스는 장기렌터카와 유사한 상품이다. 자동차 관리 전반에 들어가는 비용을 리스사가 부담한다. 

그간 리스는 차량 운영과 관리가 편리하고 비용처리와 절세혜택 장점으로 법인들이 주로 이용해 왔지만, 최근 소비성향 변화로 개인 소비자 이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 실제로 자동차 리스시장을 주도하는 현대캐피탈의 개인고객 비중은 2017년 24%에서 2021년 40%대까지 치솟았다. 

개인 가입자가 늘어나며 시장이 커지자 카드사도 리스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지속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성 확보가 리스업을 돌파구로 삼은 것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높아진 금리와 신차 가격 등으로 수익성이 불투명해졌다. 금리가 내려가지 않는 이상 카드사가 리스업을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할부금융 취급액도 감소했다. 2022년 4개 카드사의 할부금융 취급 총액은 4조3509억원이었는데, 지난해 2조3485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카드사별 할부금융 취급액은 △신한카드 2조2319억원→1조4065억원 △KB국민카드 9417억원→6365억원 △우리카드 7608억원→2352억원 △삼성카드 4165억원→703억원이다.

할부금융은 목돈부담으로 인해 일시불로 구입하기 곤란한 신차·중고차·상용차·기계 등 구입자금을 카드사가 지원해주는 상품이다. 고객이 일정기간 동안 매월 분할 상환한다. 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으로 각종 비용이 크게 늘어나자 관련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들이 고금리로 돈을 빌리다보니 조달상황이 안 좋아진 측면이 있다"며 "할부·리스업이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의 경우 할부·리스업이 본업이 아닌 만큼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었을 테고 캐피탈사와의 경쟁에도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향후 조달금리가 낮아진다면 리스사업 수요가 되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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