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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이복현 '밸류업' 세일즈, 한투증권에 밸류다운?

 

황이화 기자 | hih@newsprime.co.kr | 2024.03.22 18:46:04
[프라임경제] 이달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이어 오는 5월 예정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해외 출장 '밸류업 세일즈'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밸류업 세일즈의 목적은 윤석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알리기 입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정책입니다. 

정 이사장은 거래소 내부 직원들과 함께 미국 출장길에 올랐었는데요. 이 원장의 출장은 규모가 더 커진 모습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이 원장은 밸류업 프로그램 세일즈를 위해 미국뿐 아니라 독일, 스위스를 방문합니다. 

이 원장의 출장길에는 금감원 관계자뿐 아니라 금융투자업계 수장들도 함께 한다고 하는데요. 현재까지 양종희 KB금융그룹(105560)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055550) 회장, 그리고 증권업계에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김미섭 미래에셋증권(006800) 부회장이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콘퍼런스센터에서 진행된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연린 토론'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금융감독원


선정 기준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당국이 동행할 만한 기업 관계자를 찾고 있고, 이 과정에서 해외 사업을 영위 중인 대형 금융투자사가 물망에서 검토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에 밸류업 세일즈 참여 기업에 선정 기준에 대해 묻자 "아직은 추진 단계라 확정 되지 않았다"며 "추후 구체화되면 설명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응대했습니다.

그런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의 참여를 다소 날선 시선으로 보고 있는데요. 한국투자증권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071050)가 밸류업에 해당하는 주요 활동을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입니다.

한국금융지주 종목 토론방 내용 갈무리. 글쓴이는 '한국투자증권이 금감원 밸류업 프로그램 세일즈 동행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정부가 주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 가치와 주주 이익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포함합니다. 앞으로 상장사들은 자신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방안을 마련해 최소 연 1회 공시해야 하는데요.

이에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선제적으로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을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밸류업 행보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밸류업 세일즈 동행 증권사로 거론되는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배당기준일을 늦추는 '새 배당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달 자사주 1000만주 소각 결정을 알렸습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상장사인 모회사 한국금융지주가 주주환원정책에 대해 아직까지 침묵을 지키는 모습입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 계획 관련해 "당장 저희는 밝힐 만한 내용이나 구체적 내용은 없을 것 같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에 시장에서는 실망감을 표하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한국금융지주가 지난 3월14일 배당 공시를 하자 일부 투자자들은 배당금에 분노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한 투자자는 "2650원, 이럴거면 국채를사고말지. 진짜 화가 난다"고 글을 남겼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금융지주의 승계 계획과 연관이 있다는 추측까지 부르고 있는데요.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의 장남인 김동윤 씨가 지난해부터 회사 지분을 매입하면서 승계 이슈는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회사가 승계를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 상승을 억제하려 한다는 의심까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지난 21일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상속세 문제를 거론할 만큼 '가업 승계와 밸류 다운의 상관관계'가 한국 증권 시장에서 찾기 어렵지 않다는 현실이 더욱 씁쓸한 맛을 주는데요.

배당이 적다는 지적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많다, 적다는 상대적이고 기대치에 비해 그럴 수 있지만 예년보다는 배당성향 소폭 올라간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주주환원도 중요하지만 성장이 중요한 시점이라 성장을 위한 동력으로 자본 활용할 부분이 많아 이를 감안해 정해진 것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추가로 주주환원정책이 올해 안에 나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지금 말할 부분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005940)과 파두 기업공개(IPO) 주관사를 담당했었는데요. '파두IPO 뻥튀기' 논란이 일며 두 증권사가 집단소송에 휘말린 상태입니다.

이 모든 상황 때문인지, 금감원의 야심찬 출장 동행 기업 명단에 한국투자증권이 포함될 수 있다는 소식이 유독 주목받는 듯합니다. 

이를 계기로 한국 기업 밸류업 측면에서 한국금융지주를 비롯해 국내 기업들이 얼마나 지배구조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금융투자업계를 비롯해 투자자들은 금융당국의 5월 출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성과를 낼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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