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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구 "자사주 소각, 배당은 잠깐"…밸류업 역행하는 한투

한국금융지주 정기주총, 주주들 '주주환원 정책' 반발…김 회장, 기업 성장 강조 "참아 달라"

황이화 기자 | hih@newsprime.co.kr | 2024.03.29 15:57:16

김남구 한국투자 금융지주(한국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 한국투자 금융지주

[프라임경제] 윤석열 정부가 '기업 밸류업'을 강조하며 자사주 소각과 배당 관련 세제 지원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김남구 한국투자 금융지주(한국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은 잠깐 주가에 영향이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한국금융지주(071050)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빌딩에서 제 2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의장을 맡은 김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글로벌 사업 확대, 디지털 혁신, 그룹 내 시너지, 리스크관리 및 내부통제체제 강화 등을 약속했다.

통상 증권가 주총은 별다른 이견 없이 빠르게 종료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날 주총에서는 일부 주주들이 '주주환원 정책' 관련 불만을 토로하며 과열되기도 했다.

한 주주는 "대표이사 인사말에 주주들에 대해 말씀하는 게 별로 없다"며 "주주들에 배당 이야기를 할 때 실소를 금하기 어려웠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올해 밸류업을 비롯해 시장환경이 바뀌는 와중에 적어도 증권업을 주로 하는 금융지주가 주주환원에 이렇게 인색한지 불만"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회장은 "죄송하다"면서도 성장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성장을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하다"며 "종합투자계좌(IMA) 증권사 라이센스를 얻으려면 자본이 8조원이 돼야 하는데 저희는 겨우 7조원으로 성장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정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김 회장은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은 잠깐의 주가는 영향이 있겠지만 저희 주주들께서는 더 오랜 장을 보고 참아주길 바란다"며 "정부의 지침이나 규정이 검토되고 있고 고민이 있다"고 응대했다.

그러나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는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긍정하고 있는 주주환원 정책들이다. 

기획재정부는 현금 배당, 자사주 소각 관련 세제 혜택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법인세 감면, 자사주 소각 비용 손금 인정 등이 거론된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기조에 삼성·SK·현대차·한화 등 주요 기업들도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이 소속된 증권가에서도 최근 이같은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는 중이다. 앞서 미래에셋증권·NH증권·키움증권은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겠다고 했다.

이밖에 김 회장 장남 김동윤씨의 지분 확대 과정에 의혹을 제기하는 질문도 나왔다. 

한 주주는 "장남이 0.5% 유의미한 지분을 확보했는데 시기가 참 묘하다"며 "한국투자증권 실적 발표 전에 25만주를 매수했는데 내부자거래나 불법 거래로 의심이 된다"며 김 회장에 답변을 요구했다.

또 다른 주주는 "승계를 염두해 주가가 상승하는 것을 막으려는 게 아닌가 등 시간에서 자꾸 이런 뉴스가 나오는지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 같은 의혹을 단호히 부인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정관 일부 변경 및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사외이사는 기존 7명에서 김정기·조영태·김태원·김희재·최수미 이사 5명만 재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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