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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래 식구 챙기기" 키움 주가폭락 책임자들, 관계사 안착

황현순 전 대표는 사람인 대표로·리스크관리본부장은 키움YES저축은행 본부장급 임원으로…기존 '리스크관리 시스템' 공중분해

황이화 기자 | hih@newsprime.co.kr | 2024.04.01 17:48:27

키움증권 본사 전경. ⓒ 키움증권

[프라임경제] 지난해 키움증권(039490)에서 발생한 대형 주가폭락 사태 책임자들이 올해 관계사 임원 자리로 줄줄이 피신해 논란이다. 주가폭락 사태 후 금융감독원은 증권사에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했지만, 직접 책임자의 이동에 키움증권 리스크관리 시스템은 공중분해된 양상이다. 증권가에선 "김익래 회장의 제 사람 자리 안배"라는 말까지 나온다. 

1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모 키움증권 전 리스크관리본부장(상무)은 키움YES저축은행 본부장급 임원에 선임됐다. 

황현순 전 키움증권 대표이사(사장)에 이어 주가폭락 사태 책임자 중 한명이 또 다우키움그룹 관계사로 몸을 옮긴 것이다. 

황 전 키움증권 대표는 지난해 11월 영풍제지 사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이유로 자진사임 했다. 그러나 지난달 20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다우키움그룹 계열사인 사람인의 새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했다.

여기에 2022년부터 리스크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신현준 사외이사도 임기를 두달여 남긴 채 올 1월말 '일신상 이유'를 들어 사임했다. 

이처럼 대표이사에 리스크관리본부와 리스크관리위원회 수장까지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 핵심 책임자들이 모두 회사를 떠난 양상이다.

문제는 지난해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사태'와 지난해 10월 '영풍제지 사태'까지 증권가 역사에 꼽히는 대형 주가 폭락·조작 사태 두 건이 모두 키움증권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SG증권 사태의 경우 배후에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에 따르면 SG증권 사태 피해 규모는 총 7만2514명의 일반 개인투자자가 7730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됐다. 대주주와 기관투자자 손실까지 반영하면 피해는 총 8조977억원에 이른다. 영풍제지 사태는 키움증권에 미수금 4943억원을 발생시켜 회사 손실로 이어졌다. 

회사 실적 하락과 부실한 리스크 관리 능력에 대한 수습이 불가피하지만, 당시 대표이사에 이어 리스크관리본부장,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장까지 핵심 책임자들이 모두 손을 뗀 양상이다. 

특히 증권가에선 관계사로 이직한 황 전 대표와 이모 본부장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 신임을 얻은 인물들로 꼽고 있다.

황 전 대표는 김 전 회장을 둘러싼 'SG증권 폭락사태 배후설'에 "직을 걸겠다"며 적극 방어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가에서는 이번에 키움증권에서 자리 옮긴 이들은 김익래 회장으로부터 신임을 많이 받은 분들이라 자기 사람에게 자리 안배해주는 것 아니냐는 말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핵심 책임자들은 관계사 임원직에 오르는 등 새 출발이 가능해진 반면 남은 직원들은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한다. 여기 더해 박연채 키움증권 부사장과 김성훈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 등 '키움맨'으로 알려진 이들은 타사로 이직하는 등 키움증권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는 후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가폭락 사태에 대한 피해자들도 여전하고 사건이 조사중이라 향후 피해 구제 방식에 대한 해결 과제가 남아 있다"며 "하지만 누구 하나 책임 안 지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인사"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본부장의 관계사 이직은 맞다"면서도 회사 내부 분위기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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