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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금 절반은 해약준비금…"보험사 저배당 요인" 지적

4개 생손보사 미처분이익잉여금 중 65.6%…손질 가능성 입방아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4.04.05 13:37:10
[프라임경제] 해약환급금준비금(이하 해약준비금)이 보험사 저배당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험사 해약준비금 증가 폭이 과도하게 커 배당가능이익이 감소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위해 준비금 적립을 완화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손해보험 4개사(한화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의 해약준비금 규모는 약 11조3862억원이다. 배당 재원이 되는 미처분이익잉여금 약 17조3483억원의 65.6%에 달하는 금액이다. 보험사별 해약준비금 규모가 상당해 배당가능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해약준비금은 가입자가 보험계약 해약 시 돌려줘야 하는 금액이다. 지난해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면서 금융위원회가 신설한 항목이다. 이익잉여금 중 일부를 해약준비금으로 적립하도록 하면서 보험사 배당여력이 감소했다.

해약준비금이 보험사 저배당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프라임경제


실제로 4개 보험사 배당성향은 크게 위축됐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삼성화재 배당성향은 2022년 45.8%에서 37.3%로 줄었다. 같은 기간 △DB손해보험(27.9%→18.2%) △현대해상(26.8%→20.5%)으로 나타났다. 3년 만에 배당을 실시한 한화생명의 배당성향은 14.9%로 20%를 못 미쳤다.

시장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해약준비금 적립을 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이익 증가 폭 대비 해약환급금 준비금 증가 폭이 현저히 큰 탓이다. 자본여력이 충분한 보험사의 경우 굳이 해약준비금을 크게 쌓을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해약준비금 비중이 자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회사들의 경우 제도 개선으로 해약환급금 준비금이 급감하면 자본 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렇지 않은 회사들은 주주환원을 강화하기에 더욱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보험사들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주당배당금을 지급한 배경에도 해약준비금 영향이 컸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보험사가 다른 금융업과 마찬가지로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해약준비금 적립 완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약준비금은 유동성 문제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과도한 적립은 배당여력 축소를 비롯해 자산운용 측면에서 제한이 있는 만큼 적정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약준비금 제도가 도입 초기인 만큼 추가 손질 가능성도 입방아에 오른다. 보험사 상품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해약준비금 규모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해약준비금 산출이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만큼 금융당국에서도 제도개선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 방향은 법인세 납부액과 지급여력비율(K-ICS)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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