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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쫓는 알리·테무, 국내 사용자 수 2·3위 차지

'공격적 마케팅' 국내 시장 공략...쿠팡, 3년간 3조 투자로 대응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4.04.08 11:28:41
[프라임경제] 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알리에 이어 지난해 7월 국내에 진출한 중국 업체 테무가 반년 만에 이용자 순위 3위에 오른 것. 국내 이커머스 1위 기업인 쿠팡은 중국 이커머스 공세에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7년까지 로켓배송 권역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8일 유통업계와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테무의 지난달 이용자 수는 전월 대비 42.8% 증가한 829만6000명으로, 11번가를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지난 2월 대비 이용자가 42% 급증한 테무는 현금성 쿠폰과 SNS 광고, 예능프로그램 PPL 등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또한 테무는 최근 한국 법인 '웨일코 코리아 유한책임회사'를 설립하고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높이고 있다. 

2위는 초저가 공세를 펴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다. 지난달 국내 이용자 수도 전월 대비 8.4% 증가한 887만1000명을 기록했다.  

지하철역의 알리익스프레스 '천억 페스타' 광고. © 연합뉴스


알리는 국내 사용자 수가 증가하자 한국에 3년간 11억달러(약 1조4874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운 데 이어 한국 상주 직원을 대폭 채용하는 등 한국 전담 조직을 체계화하고 있다. 

이에 국내 1위 사업자 쿠팡도 국내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쿠팡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7년까지 로켓배송 지역을 전국으로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알리의 국내 투자액 1조5000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를 위해 쿠팡은 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뜻하는 '쿠세권'을 현재 전국 70%에서 88% 이상으로 늘려 5000만명 이상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쿠팡은 오는 2026년까지 경상북도 김천, 충청북도 제천, 부산, 경기도 이천, 충청남도 천안, 대전, 광주, 울산 등 8곳 이상 지역에 신규 풀필먼트센터(FC) 운영을 위한 신규 착공과 설비투자를 추진한다. 

이 같은 투자 확대를 통해 쿠팡은 전국에 로켓배송 지역을 순차적으로 늘려 2027년까지 사실상 '전국 인구 100% 무료 로켓배송'을 목표한다. 

쿠팡 배송차량. © 연합뉴스


로켓배송이 확대될 지역 대부분은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으로 '지방 인구 소멸' 대응에 도움이 될 것으로 쿠팡은 기대하고 있다. 

한편,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알리와 테무가 앞으로 막대한 자금력을 투입해 한국 시장 공략을 더 강화할까 우려하고 있다.

시가총액을 보면 알리익스프레스 모기업 알리바바는 250조원(1854억달러), 테무와 핀둬둬를 보유한 PDD홀딩스는 212조원(1570억달러)으로 쿠팡 45조5000억원(337억달러)의 4∼5배에 이를 정도로 차이가 크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은 테무가 작년 한 해 마케팅에 쏟아 부은 돈이 17억달러(약 2조290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는 이 금액이 30억달러(4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봤다.

알리는 한국 상품 '현지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작년 10월 'K베뉴'란 이름의 한국 전용 상품관을 열어 삼성전자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등 한국의 주요 대기업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알리는 K베뉴 입점사 판매상품에 대한 수수료를 현재 일절 안 받고 있다. 오픈마켓은 매출이 곧 판매 수수료인데, 이렇게 되면 알리의 관련 매출은 나오지 않고 비용만 발생한다.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테무와 알리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천문학적인 비용 집행에 업계에선 쿠팡조차 안심할 수 없다고 본다. 중국 이커머스 그간 성장률이 가팔랐던 데다 '물량공세'가 대대적으로 벌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업체를 규제할 방안이 마땅치 않아 알리, 테무 등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 이커머스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중국 플랫폼이 한국 시장에 제대로 정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관측도 적지 않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이커머스가 현금성 쿠폰을 뿌리고 초저가 제품으로 소비자 관심을 끌고 있으나 품질을 담보하지 않고는 한국에서 영업이익을 늘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판매하는 초저가 장신구에서 국내 기준치의 최대 700배에 달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지난 7일 인천본부세관은 알리와 테무에서 판매하는 4040개 장신구 제품 중 96개(24%)에서 국내 안전 기준치보다 최소 10배에서 최대 700배에 이르는 카드뮴과 납이 나왔다. 이들 업체에서 판매하는 장신구는 평균 금액 2000원 상당의 초저가 제품이다. 

알리 제품 중 27%, 테무 제품은 20%에서 유해성분이 검출됐으며, 제품별로는 귀걸이에서 10개 중 4개꼴, 반지에서는 3개꼴로 중금속 함량 기준 초과량이 나왔다. 현형법에선 카드뮴 함량 0.1% 이상, 납 함량 0.06% 초과 함유한 혼합물은 금속장신구 용도로 사용할 수 없게 금지하고 있다.

인천세관은 관계 부처와 협의해 유해 성분이 검출된 제품의 통관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해당 플랫폼에 판매 중단을 요청할 계획이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카드뮴과 납이 검출된 제품의 상세 정보는 인천세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중국 해외직구 플랫폼에서 장신구 구매 시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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