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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지원금·3만원대 5G에 알뜰폰 '주춤'

지난달 알뜰폰 순유입 급감…금융권 진출에 '출혈 경쟁' 우려도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24.04.09 13:56:56
[프라임경제] 전환지원금 제도가 시행된 데다 이동통신사가 3만원대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를 선보이면서 알뜰폰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게다가 금융권이 알뜰폰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어 알뜰폰 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전환지원금 제도 시행 이후 알뜰폰 업체들의 번호이동 순증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 연합뉴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알뜰폰 업체들의 번호이동 순증 규모는 △1월 7만8060명 △2월 6만5245명 △3월 4만5371명으로 감소 추세다.

지난달 14일 전환지원금 제도 시행 이후 알뜰폰 업체들의 번호이동 순증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10만원 안팎이던 전환지원금을 최대 30만원대로 올리면서 알뜰폰 순유입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통 3사는 지난달 22일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과 면담한 다음날 전환지원금을 일제히 상향했다. 

전환지원금 제도 시행에 대한 알뜰폰 업계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앞서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알뜰폰 사업이 고사될 위기에 처했다"며 "최대 50만원의 번호이동 지원금이 이동통신 사업자간 경쟁을 촉진할 수는 있지만, 알뜰폰 가입자 이탈을 가속화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방통위에 제출한 바 있다.

같은 기간 이통 3사의 가입자 순유출은 감소했다. SK텔레콤(017670)의 번호이동 순감 규모는 △1월 3만2331명 △2월 2만639명 △3월 1만8608명으로 파악됐다.

KT(030200)는 △1월 2만7529명 △2월 2만3691명 △3월 1만9229명으로 감소했다. LG유플러스(032640)도 △1월 1만8200명 △2월 1만5515명 △3월 7534명으로 줄었다.

또한 이통사가 3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알뜰폰 가입자 성장세에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통 3사 중 가장 먼저 KT가 지난 1월19일 '5G슬림 4GB'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SK텔레콤, LG유플러스도 3만원대 5G 요금제를 선보였다. 이통사 5G 요금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할인, 가족결합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전환지원금 도입 후 3월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 규모가 줄어드는 등 변화가 있어 내부 우려도 커지고 있다"면서 "이통사 전환지원금 규모가 늘고, 5G 중간요금제가 확대되면서 알뜰폰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특히 알뜰폰은 약정이 없는 유심가입자가 많은 만큼, 이통사 혜택이 크면 그만큼 이탈 현상도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며 "이에 대한 방지책과 알뜰폰을 통한 이통시장 경쟁 활성화 논의도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 더해 금융권이 알뜰폰 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알뜰폰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달 중순 금융위원회에 알뜰폰 사업을 은행 부수업무로 지정해 달라고 정식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부수업무 신고 기간은 혁신금융서비스 기간 만료일인 지난해 4월16일을 기점으로 6개월 단위로 세 번에 걸쳐 할 수 있고, 최장 1년 6개월 내 신고 절차를 마쳐야 한다. 

금융당국이 부수업무 지정을 승인하면 다른 은행들도 제약 없이 알뜰폰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알뜰폰 사업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렸으며 최근 통신 분야 인력 채용에 나섰다.

거대 금융기업이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도매대가 이하의 파격적인 요금제를 출시하게 된다면 영세 알뜰폰 사업자들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이 알뜰폰 진출 본 목적대로 통신·금융 융합서비스로 시장을 키워준다면 긍정적 영향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기존에 문제시됐던 도매대가 이하의 요금제 판매 등으로 시장의 '출혈 경쟁'을 야기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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