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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의협 차기 회장 만남 '불발'...의료계 내분 격화

합동 브리핑 개최 여부 불투명...'정부와의 대화' 난항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4.04.09 15:23:09
[프라임경제] 정부가 의료공백 사태를 풀기 위해 의료계와의 대화 의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대화 상대인 의료계는 내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국의과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이 총선 직후 합동 기자회견을 한다고 예고했지만, 만 하루도 안돼 대전협이 "합의한 적 없다"고 선을 긋는가 하면 의협 회장 당선인과 비대위간에 힘겨루기까지 펼쳐지는 모양새다.

9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의료계가 더 합리적이고 과학적 근거를 가진 통일된 제안을 한다면 의대 증원 규모 조정 논의가 가능하고, 숫자에 매몰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단체마다 사태 해결에 대한 의견이 조금씩 달라 전체적인 입장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임현택 당선인(오른쪽)과 김택우 비대위원장. © 연합뉴스


의료계는 지난 7일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이 포함된 의협 비대위는 3시간가량 회의를 열고 총선 이후 대전협, 전의교협, 의대협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의료계 소통 창구를 단일화해 달라는 정부의 계속된 주문에 따라 그에 화답하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8일 SNS를 통해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김창수 회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7일 의협이 전공의·의대생·개원의 등 여러 의료 단체의 의견을 모아 대정부 창구 단일화를 추진해 총선 후 합동 브리핑을 열겠다는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의협 내부도 분열 조짐을 보이며 ‘단일 대오’가 무너지는 모습이다. 오는 5월1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임현택 차기 회장이 대화 의향을 보였던 비대위를 두고 '조기 대표 교체'를 요구하고 나서면서다.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전날 “비대위 운영 과정에서 당선인의 뜻과 배치되는 의사 결정과 대외 의견 표명이 여러 차례 이뤄졌고, 이로 인한 극심한 내외의 혼선이 발생했다”며 의협 비대위에 비대위원장 교체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임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과 단독 회담을 하고 온 박 위원장을 "내부의 적"이라고 저격하기도 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SNS에 임 당선인이 자신을 저격한 내용이 담긴 기사를 링크한 뒤 "해당 기사는 유감"이라면서 "언제든 대화 환영한다"는 글을 남기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의사협회가 내분 양상을 보이면서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 성사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연일 의대 증원과 관련해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조정 가능성을 열어둔 채 의료계에 대화 요구를 하고 있는데, 의료계가 대화를 위한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의협 비대위는 9일 오후 3시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임 당선인과의 문제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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