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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반려동물'에 빠진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이유는?

"내수시장 정체…사업영역 넓히는 것이 경쟁력"

배예진 기자 | byj2@newsprime.co.kr | 2024.04.09 16:08:25
[프라임경제]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한식'과 '반려동물' 사업의 매력에 푹빠졌다. 기존 치킨 사업과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치킨공화국'에서 한계성 극복을 위한 나름의 방안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치킨 브랜드 TOP 3위 안에 드는 △제너시스BBQ 그룹 △bhc그룹 △교촌에프앤비는 한식을 내세워 종합 외식기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교촌에프앤비의 '메밀단편' 메뉴와 '은하수 막걸리' 제품 ⓒ 교촌에프앤비


먼저 교촌에프앤비(339770)는 지난달 21일 한식 브랜드 '메밀단편'을 론칭했다. 한국의 토속 식재료인 메밀을 중심으로 한식을 선보였는데, 메뉴에는 전통주 '은하수 막걸리' 2종도 함께 출시됐다. 은하수 막걸리는 찹쌀과 누룩 외에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아 수저로 떠먹을 정도로 되직한 것이 특징이다.

송원엽 교촌에프앤비 글로벌미주·신사업 혁신리더는 "교촌이 치킨을 넘어 소스와 한식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치킨에 한정하지 않고 글로벌 종합식품 기업으로 도약하려 한다"고 의지를 밝혔다.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초 미국 아마존에 'K1 핫소스' 3종도 출시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제너시스 BBQ 그룹은 우동·돈카츠 전문 브랜드 '우쿠야'와 떡볶이 전문 브랜드 '올떡(All Tokk)'을 지난해 11월과 12월에 각각 오픈했다. 치킨 외 외식 사업을 본격 시작한 셈이다. 

올떡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른 브랜드 대비 차별화, 고급화 전략으로 치킨에 이어 분식 시장에서도 선두를 차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우쿠야는 생면과 전통 일식 레시피가 기반이다. 강남역삼점은 정식 오픈 100일 만에 12.3%의 매출 상승률을 보였다. 올떡 잠실 롯데월드점도 올해 2월 매출이 오픈 직후 한 달 대비 30.9% 증가했다. 올떡은 일반 분식 메뉴 외에 △돈카츠 △볶음밥 △치킨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오픈 이후 3만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했다.

bhc그룹은 일찌부터 치킨을 포함한 외식기업으로 성장했다. 2023년 연결기준 매출 1조110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64% 올랐다. 1조원을 달성시킨 공신은 'bhc치킨'과 '아웃백스테이크 하우스(이하 아웃백)'이다. 

아웃백은 2021년 bhc그룹에 인수된 후 2023년 처음으로 매출 4000억원을 넘으며, 전년 대비 약 10% 상승했다.

bhc그룹은 이외에도 △수제버거 브랜드 슈퍼두퍼 △한우 전문점 창고43 △국밥 전문점 큰맘할매순대국 등도 운영하며 종합식품외식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제너시스 BBQ 그룹이 지난해 12월 오픈한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피터펫 논현점' 외관. ⓒ 제너시스 BBQ


반려동물 관련 사업도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새로운 돌파구로 떠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3년 동물복지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자 비율은 28.2%에 이른다. 

지난 2010년 첫 조사 당시 17.4%보다 13년 만에 10.8%p 증가했다. 여기에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 비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지표도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관심을 갖는 이유다.

오븐구이 치킨으로 잘 알려진 굽네치킨은 치킨 프랜차이즈 중 가장 발 빠르게 반려동물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9년 출시한 반려동물 식품 브랜드 '듀먼'은 고품질 자연화식이 장점이다. 레토르트 사료와 달리 원재료의 식감을 그대로 살려 편식이 심한 반려견도 쉽게 먹을 수 있다는 게 굽네치킨 측의 설명이다.

펫푸드 외에도 굽네치킨은 다이어트 인기를 반영한 도시락과 닭가슴살 제품도 자사몰에서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한식으로 눈을 돌려 지난달 27일 말레이시아 매장에서 △부대찌개 △만두 △잡채와 같은 한식 메뉴를 한정 출시했다. 굽네치킨은 국내에서는 반려동물과 다이어트 식품으로, 해외에서는 한식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제너시스 BBQ 그룹도 한식에 이어 반려동물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해 말 서울 강남구에 반려동물 문화 공간 '피터펫'을 오픈했다. 또 반려동물 전문 업체 '더키코'와 사료업체 '에이티바이오'와 협업해 다양한 반려동물 식품도 출시하고 있다.

이같은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외형 확대에 대해 업계는 '이미 포화된 내수시장의 한계 극복'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전국 치킨 가맹점 수는 2만9373개로 전체 가맹업종 점포의 17.5%를 차지한다. 

문제는 '치킨공화국'으로 불릴 만큼 포화상태여서 가맹점 수가 증가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이에 반해 한식은 K-컬처 영향으로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2021년 한식 가맹점 수의 증감률은 39.8%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치킨만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추세"라며 "카테고리를 다변화해 종합 외식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주는 동시에 기업 정체성도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동종업계 프랜차이즈 간의 경쟁이 치열해 이제는 '한우물'만 파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외식업의 내수시장이 정체된 만큼 타 분야로 한시라도 빨리 진출해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이 프랜차이즈의 경쟁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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