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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석의 일본 구석구석] '사누키 우동의 고장' 가가와현

 

장범석 칼럼니스트 | press@newsprime.co.kr | 2024.04.12 10:24:43

가가와현과 혼슈를 연결하는 세토대교 일부. ⓒ 가가와현 관광협회 자료


[프라임경제] 가가와현은 시코쿠 4개 현 '육상관문'으로, 세토대교를 통해 혼슈 쪽 오카야마현과 연결된다. 총 연장 13.1㎞(교량 9.3㎞)에 이르는 세토대교는 자동차와 열차가 동시에 운행하는 세계 최장 병용교다. 

면적 1,876㎢, 인구 92만명 가가와현은 47개 도도부현 가운데 면적이 가장 좁다. 행정구역상 8시 5군 9정으로 나뉘며, 현 중앙부 다카마쓰시에 전체인구 45%가 집중됐다. 시코쿠를 통괄하는 중앙정부 기관과 대기업 지점, 출장소도 이곳에 모여 있다. 

다카마쓰시는 1980년대부터 주변 도시와 연대협약을 통해 80만 광역도시권을 조성하면서 시코쿠 경제 중심지가 됐다. 현재 이 도시권에는 △마루카메시(10만8000명) △사카이데시(4만8000명) △사누키시(4만4000명) △쇼도지마정(1만2000명) 등 6시 9정이 참여하고 있다. 다카마쓰와 거리가 있는 미토요시(5만8000명)와 간온지시(5만5000명)는 각 별도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 

가가와현은 일명 '우동현'으로 불린다. 예부터 양질 밀가루, 소금, 간장, 말린 멸치를 이용해 최고의 맛을 낸다는 자부심이 담긴 별칭이다. 

실제 지역 사누키 우동은 '닛케이 리서치'가 2008년과 2010년 실시한 전국 350개 품목 브랜드파워 조사에서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에 가와현과 관광협회는 2011년 우동 캐릭터 '야동'을 만들어 국내외 홍보를 시작했다. '우동현'이란 신조어도 이때 등장했다. 

현재 사누키 우동이라는 명칭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가 '어디에서 만들어도 같은 우동'이라는 견해를 표했기 때문이다. 

다만 명칭에 명산·명물·특산품·본고장 등 표기시 다음과 같은 규제가 적용된다. 

-가가와현 내에서 제조된 것 
-수타 또는 수타식(풍)인 것
-가수량(수분함량)이 밀가루 중량 40% 이상 
-식염이 밀가루 중량 3% 이상 
-숙성시간 2시간 이상 
-면을 삶는 경우 삶는 시간 약 15분으로 충분히 전분 알파화가 될 것. 

어느 것 하나 쉽게 따라 하기 어려운 기준이다. '사누키'는 가가와현 옛 지명이다. 

시코쿠 지방에는 '시코쿠 88개소 불교사원' 순례 코스가 있다. 8~9세기 헤이안시대 진언종을 창시한 이 고장 출신 고승 '공해(구카이) 홍법대사'와 관련 있는 88개소 유적지를 찾는 일정이다. 그중 가가와현에는 열반 도장 23개소가 있다. 88개소를 도보로 순례하는 데는 1일 30㎞ 기준으로 40일이 걸린다. 

한편, 인천~다카마쓰는 에어서울이 매일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으며, 편도 1시간40분 정도 소요된다. 다카마쓰공항은 시내 중심부 남쪽 15㎞ 지점 고원 지대(해발 185m)에 1989년 신축 개항됐다. 

◆ 추천 관광지

# 리쓰린(栗林)공원

다카마쓰시에 있는 에도시대 초기 다이묘 정원으로 6개 연못과 13개 인공산이 조화롭게 배치됐다. 

총면적 약 23만평, 정원 약 4만8000평 규모로 일본 특별명승지 정원 가운데 가장 크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풍광이 변화무쌍하다는 데서 '일보일경 정원'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비래봉(히라이호)에서 바라본 남호. ⓒ 가가와현 관광협회 자료


# 고토히라궁(金刀比羅宮)

현 중서부 나카타도군 조즈산 중턱에 세워진 신사(농업·의약·해양 신을 모심)로 전국 600여 고토히라 신사 총본산이다. 일명 '곤피라상'으로 불리는 해당 신사는 입구에서 본전까지 785계단, 내궁(오쿠샤)은 다시 583계단을 더 올라야 한다. 계단 좌우에 각종 석물과 서원, 고루, 대문 등이 아기자기하게 늘어섰다. 

# 시코쿠무라(四国村)

에도~메이지 시대 옛날 가옥과 건축물을 테마로 1976년 개관한 야외형 박물관이다. 건축물 대부분이 중요문화재나 중요 유형 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 가부키 극장, 안도 다다오 미술관과 갤러리, 간장과 설탕 저장고, 닥종이 증기 시설, 등대 등을 관람할 수 있다. 

# 쇼도지마(小豆島)

혼슈나 시코쿠와 교량 연결이 되지 않은 세토내해 최대 섬으로, 다카마쓰항에서 페리가 수시 운항한다. 

고전 명화 '24개의 눈동자' 테마파크를 포함해 △'연인 성지' 엔젤로드 △간카계곡 △올리브공원 등 볼거리가 많다. 참기름·소면·간장·쓰쿠다니(해조류 조림) 산지로도 유명하다. 

# 나오시마(直島)

다카마쓰시 북쪽 13㎞ 해상에 위치하는 면적 14.7㎢ 섬이다. 옥외 설치된 빨강과 노랑 호박, 집(이에) 프로젝트, 안도 뮤지엄, 베네세 하우스, 지중미술관, 이우환(한국인) 미술관 등 섬 전체가 예술 작품이다. 다카마쓰항에서 고속선과 페리가 수시 운항하며, 일반버스나 셔틀버스+도보, 렌탈 자전거를 이용해 섬 내를 일주할 수 있다. 

◆ 향토 음식

# 사누키(讃岐)우동

사누키 우동 전문점에서 가케·붓카케·자루·나마쇼유·가마아게·가마타마고·카레·니쿠·유다메·싯포쿠 등 내용물과 먹는 방법이 다양한 우동을 맛볼 수 있다. 

무를 갈아 넣고 간장을 치는 나마쇼유 우동. ⓒ 가가와현 관광협회 자료


# 와리고 벤토(도시락)

목형으로 모양을 낸 밥에 다채로운 조림 반찬을 채운 다인용 도시락. 조림 재료로는 곤약·표고버섯·인삼·우엉·죽봉 어묵(지쿠와)·생선묵 튀김어묵(가마보코)·계란말이 등이 사용된다. 쇼도지마 대표 향토 요리로, 300년 이상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 가키마제(가가와식 비빔밥)

간장과 조미료로 졸인 표고·인삼·우엉·강낭콩·마른 새우·죽봉 어묵 등을 갓 지은 밥에 넣어 비벼 먹는 요리다. 이때 조리하고 남은 국물을 넣어 맛이 고루 배게 한다. 계절에 따라 재료가 달라지고, 닭고기가 들어가기도 한다. 

# 다쿠안노킨피라(단무지 조림)

묵은 단무지를 물에 담가 염분을 빼고 삶아낸 후 술과 조미료를 첨가해 다시 한 번 끓이는 요리다. 겨울철 식탁에 오르던 단무지가 봄에 신맛이 강해지면 조림으로 변신시킨 것이다. 마무리로 얇게 썬 홍고추를 올리고 참깨나 생강을 첨가한다. 술안주로도 인기가 있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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