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시선집중 '연두색 번호판' 비중 뚝, 벌써 꼼수?

수입 법인차 비중 첫 30% 밑돌아…'취득가 낮춰 거짓 신고' 제도 보완 필요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4.04.16 09:18:10
[프라임경제] 올해부터 취득가액 8000만원 이상인 법인차량에 '연두색 번호판(법인 승용차 전용 번호판 제도)'을 부착하는 제도가 시행되자, 고가의 수입차를 법인명으로 구입하던 관행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수입차시장 월별 판매량에서 법인이 구매한 법인차 비중이 2003년 이후 21년 만에 처음으로 30% 미만으로 떨어졌다. 즉, 과거 세금혜택을 노리고 법인 명의로 수입차를 구매해 사실상 개인이 타고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면 그런 구매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3월 수입 법인차 신규등록대수는 전년 동기(8686대) 대비 17.4% 감소한 7179대로, 전체 판매량의 28.4%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달 연두색 번호판 제도의 적용 대상이 되는 8000만원 이상의 수입 법인차 등록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5636대) 대비 31.4% 감소한 3868대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모든 차량 가격이 연두색 번호판 부착 대상인 8000만원 이상에 해당하는 럭셔리카 브랜드 판매가 급감했다. 올해 1분기 벤틀리 신규등록대수가 전년 대비 77.4% 감소한 38대인 것을 비롯해 △롤스로이스 35대(35.2%↓) △포르쉐 2286대(22.9%↓) △람보르기니 42대(22.2%↓)로 각각 줄었다.

올해부터는 8000만원 이상 신규등록 법인차량은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해야 한다. ⓒ 연합뉴스


연두색 번호판이 고가 수입차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탓에 올해 1분기 전체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5만4583대) 역시 전년 동기 6만1684대보다 11.5% 감소했다다. 다만, 3월 판매량의 경우에는 2월(1만6237대)과 비교해 55.6% 증가, 전년 동월(2만3840대) 대비로도 6.0% 증가한 2만5263대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세금혜택을 노리고 고가의 수입차를 법인차로 샀던 사람들이 연두색 번호판에 대한 거부감으로 구매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수의 슈퍼카 브랜드들이 한국에 생긴 이 이색적인 번호판 제도와 관련한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는 분위기다"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취득가를 거짓으로 낮춰 신고하는 꼼수 법인차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1~2월 취득가가 7000만원에서 8000만원 사이로 신규등록된 수입 법인차 1110대 중 실제 가격이 8000만원 넘는 차량이 912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연두색 번호판을 피하기 위해 8000만원 미만 차량을 구매한 법인들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이는 이유다.

다만, 현재 정부는 차량의 사용 목적과 취득가액의 진위여부 등을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꼼수 등록과 관련해서는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 법인차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생기긴 했지만 편법이 얼마든지 나올 수밖에 없는 만큼, 고가 법인차량의 목적 외 사용 기준을 명확히 하고 모니터링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