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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이 부끄러운가" 서반포 써밋 더힐, 꼼수 작명 논란

법정동·행정동에 대한 사회적 혼란 야기 우려

박선린 기자 | psr@newsprime.co.kr | 2024.04.19 15:22:23

흑석 11구역 위치. © 네이버지도


[프라임경제] 최근 아파트 단지 작명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건설사들간 컨소시엄으로 인해 단지명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단지 가치 상승을 노린 '작명 꼼수'로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동작구 흑석 11구역 재개발 조합이 단지명을 '서반포 써밋 더힐'로 정하면서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흑석11구역은 현재 서울 동작구 흑석동 일대에 향후 지하 5층~지상 16층 25개동 1522가구로 조성되는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 재개발 사업장 최초 신탁방식을 도입한 흑석11구역은 서울시 '도시·건축 혁신' 1호 아파트다. 이에 따라 공공성 확보를 위해 공공과 민간이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모든 과정에 있어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사업지가 흑석뉴타운에 위치한 만큼 흑석11구역은 행정구역상 자치구는 '동작구'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 해당 조합이 타 자치구인 서초구 '반포'를 단지명에 넣으면서 그 속내를 두고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최고 부촌' 반포 프리미엄을 노린 속셈이라는 게 업계 시선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인근 흑석뉴타운 단지명이 '흑석 아크로리버하임' 또는 '흑석자이', '흑석한강센트레빌', '흑석한강푸르지오' 등으로 정해진 것과는 대조적"이라며 "아파트 가치 상승을 위해 인근 부촌 반포를 이름에 넣었을 뿐, 서반포라는 실제 지명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흑석11구역 단지명에 대한 '흑심'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서반포 써밋 더힐 가운데 '더힐' 명칭은 국내 최고가 아파트 용산 '한남더힐'을 연상할 수 있다는 비난이다. 즉 반포에 위치한 '한남더힐'로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동시에 아파트 가격도 오르길 바라는 심정에서 단지명을 확정했다는 것이다. 

이런 단지 작명과 비슷한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마포구 신정동에 위치한 '목동 센트럴파크 아이파크 위브'는 목동 후광 효과를 위해 단지명에 타 자치구 '양천구' 관할인 목동을 포함한 바 있다. 마포구 대흥동 마포 그랑자이 역시 2022년까지만 해도 서대문구 관할 '신촌 그랑자이'였다. 

물론 시대 변화에 따라 지역명이나 지하철 명 등이 변경된 적도 적지 않다. 실제 2호선 신천역의 경우 2016년 잠실 후광 효과 목적으로 '잠실 새내역'으로 바뀌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사례와 달리 단지명은 자칫 일반인들에게 법정동·행정동에 대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서울시 역시 이런 문제를 인식해 지난해 12월21일 '공동주택 명칭 개선안 마련 시민 토론회'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지명을 활용해 단지명을 지을 때 법정동·행정동은 준수해 달라"라며 "인근 타지명을 붙일 경우 사람들 인식에 혼란을 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아파트 단지명에 있어 가치 상승을 노린 '꼼수 작명' 탓에 많은 일반인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런 후광효과를 노린 단지 작명이 보편화된다면 부동산 시장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없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과연 정부가 이런 단지 작명이 서로 뒤섞여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 보다 정확한 규정을 통해 적절한 대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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