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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개발 '태영, 하도급 재입찰' 통보…기존업체 "다 죽자는 거냐" 후폭풍

주말 낀 나흘 뒤 기습 입찰…일각 '하도급 갑질' 공정위 조사 필요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4.04.22 09:22:43

ⓒ 동원개발

[프라임경제] 동원개발이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부산지역 유력건설사인 (주)동원개발(회장 장복만)이 최근 구조조정에 들어간 태영건설과의 공동 건설현장에서 태영 측에 하도급업체들과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사실이 드러났다.

향후 건설업 경기는 기나긴 불황의 늪에서 신음할 거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치다. 현재 태영 측이 기업구조개선사업(워크아웃) 중인 가운데 동반 부도 위기에 직면한 하도급업체들의 숨통마저 끊으려 한다는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동원개발은 주말이 낀 불과 사흘 일정으로 이른바 '번개입찰'을 강행하면서 이를 두고 특정업체 선정을 위한 '짬짜미' 입찰 담합 의혹마저 제기되는 실정이다.

문제의 공사 현장은 경기도 광주시 역동 중앙공원 공동주택 건설 지구다. 태영건설과 동원개발, 다원앤컴퍼니 3개 업체가 각 30%씩, 오렌지엔지니어링이 10% 지분을 갖고 지난 2022년 착공됐다.

도시공원 전체 30%에 못 미치는 부지(10만567㎡)에 1690세대의 아파트 및 부속시설을 조성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통해 나머지 면적(34만7625㎡)의 민간공원을 조성해 광주시에 기부채납 방식 개발사업이다.

최근 이곳 현장에는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착공 당시 건설 지구의 시공 주간사는 태영건설이었으나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동원개발이 4월1일자로 시공 주간사 자리를 꿰차면서다. 태영건설의 공사를 승계받은 과정에서 기존 하도급업체들과의 계약에 대해 일방 파기를 통보했다. 

실제로 동원개발은 19일 골조용 단열재 납품과 관련, 23일 오후 2시까지 우편제출로 제한하는 기습적인 입찰공고를 냈다. 지난 주초까지만 해도 물량을 독촉받았던 기존 납품업체는 일방적인 입찰공고 소식에 그만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태영건설과 지난해 4월 59억원 상당의 납품계약을 체결한 해당 업체는 전체 납품비 중 태영 측이 60%이상을 차지해 사실상 도산 위기에 직면한 상태에 놓였다. 

업체 측은 그나마 경기 광주처럼 공동도급 현장이나마 납품을 유지해야 태영 워크아웃 결정 때까지 근근이 버텨나갈 수 있다고 동원 측에 호소했으나 결국 이마저도 거절당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주말을 끼고서, 봉투 입찰을 하는 저의는 명확하다. 기업공개를 통해 국민들의 투자를 받은 상장기업이 이 같은 비도덕적이고 탈법적 행태를 한다는 게 믿기지 않은 현실"이라며 하소연 했다.

경기도 광주 민간특례사업으로 건립되는 '더파크 비스타 데시앙' 조감도. ⓒ 태영건설

이어 "태영과의 계약 당시보다 지금은 자재값이 20%가량이나 오른 상황에서 '경비 절감'이라는 명목으로 다시 입찰받겠다는 것은 이미 다른 방도를 모색한 결과"라며 항변했다. 

이에 대해 동원건설 관계자는 한 언론사와 통화에서 "경비 절감 차원에서 입찰을 시행하는 게 무슨 잘못된 일인가"라고 반문하며, "향후 다른 자재 경우에도 모두 재입찰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만일 비용 절감 차원이라면 이미 물량을 확보한 기존 납품업체와 거래하는 방편이 유리할 것"이라며, ”이미 지난해 초부터 크게 자재비가 올라 신규 입찰할 경우 낙찰가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태영건설과 동원개발 컨소시엄은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으로 '더파크 비스타 데시앙' 일부 잔여 전용 세대에 대한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동원개발이 부산진구 부암동에 조성 중인 부암2차 비스타동원 아트포레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 인근 공동주택 아파트 외벽에 크랙(균열)이 생기고, 주차장 땅 꺼짐이 진행되고 있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부산 진구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하도급 노동자 1명이 추락 사고로 숨졌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동식 크레인으로 철골 자재를 묶어 내리는 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했다.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으로 중대재해법의 적용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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