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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웨이' 삼성운용, 파격 수수료 영향…ETF 거래량 3년 최고 경신

'KODEX 미국나스닥 10TR' 보수 0.0099% 도입…ETF 1위 최저가 정책에 업계는 불만

황이화 기자 | hih@newsprime.co.kr | 2024.04.23 11:53:08
[프라임경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이 파격적인 수수료(보수) 할인에 나선 날 투자자 관심이 급격히 쏠렸다.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최저 수준의 수수료를 내세워 연금 계좌 내 장기 투자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이같은 행보에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수수료 인하 파도가 치면, 중소 자산운용사부터 고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KODEX 미국나스닥 10TR' ETF 거래량은 126만7213좌로 3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 거래량 70만6198좌 대비로도 2배 가까이 늘었다. 

거래대금 역시 200억9366만4730원으로 3년 중 가장 많은 금액이 거래됐다. 전일 거래대금인 113억4847만7490원 대비로도 두 배 가까이 불었다.  


지난 19일 'KODEX 미국나스닥 10TR' ETF 거래량 추이 그래프. 해당 ETF는 126만7213좌로 3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한국거래소 갈무리. ⓒ 프라임경제


이같은 관심은 기관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까지 S&P500과 나스닥100지수를 자산군으로 선호할 뿐 아니라 최근 삼성자산운용의 파격적인 수수료 정책까지 더해진 영향으로 관측된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9일부터 해당 ETF를 비롯해 'KODEX 미국S&P500TR' 'KODEX 미국S&P500(H)' 'KODEX 미국나스닥100(H)' 등 미국 대표지수 ETF 4종의 총 보수를 연 0.05%에서 0.0099%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투자자는 1억원 투자시 만원이 안 되는 보수를 내는 셈이다. 이는 국내 최저 수준이다. 

삼성자산운용이 수수료 인하 정책을 적용한 다른 상품들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급증했다.  

ⓒ 삼성자산운용


19일 기준 KODEX 미국나스닥 100(H) ETF의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3개월 중 최고 수치를 보였다. 수수료를 확 낮춘 나머지 두 종의 ETF도 전일대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 1주일 최고점을 찍었다.

이같은 파격적인 수수료 정책은 투자자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번 최저 수준 보수 인하로 개인 투자자의 연금 계좌 내 장기 적립식 투자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더불어 ETF 점유율 1위 자리 굳히기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지원 삼성자산운용 ETF사업부문장 부사장은 "ETF시장 선도운용사로서 국내 투자자들의 효율적인 장기 적립식 투자 문화를 확대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최대 수혜를 제공할 수 있는 미국 대표지수 4종에 대한 보수 인하를 결정했다"며 "연금특화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제살 깎기'라는 지적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나스닥'이 명칭에 포함된 ETF 총 19종목이다. 이 중 삼성자산운용이 이번에 보수를 낮춘 상품을 제외하고 총 보수가 가장 낮은 종목은 KB자산운용의 'KBSTAR 나스닥 100'으로, 총 보수는 0.021%다. 삼성자산운용이 이번에 낮춘 보수 0.0099%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1위가 수수료를 이렇게 낮추면 다른 기업들도 수수료를 낮추게 되는 것 아니겠냐"며 "보수를 내려서 점유율을 지키겠다는 건지, 다 같이 죽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금융감독원이 2일 발표한 '2023년 자산운용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11.1%로, 전년(22.1%) 대비 11.0%p 감소했다. 작년 수수료수익도 전년대비 3.1% 줄어든 3조9188억원이었다. 2021년 대비로는 12% 축소됐다. 

이같은 부실한 수익성에 자산운용사 10곳 중 4곳이 적자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자산운용사 수는 468개로, 이 중 전체 38.2%에 해당하는 179개사가 적자였다. 

업계 비판에 대해 삼성자산운용은 난처하다는 반응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보수 인하로 투자자가 유입되면 전체 시장의 규모가 커질 수 있고, 향후 자산을 리밸런싱 하는 과정에서 다른 ETF로 투자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응대했다.

그러면서 "환헤지형 ETF는 개인투자자보다는 기관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상품"이라며 "중소형 운용사들은 지수보다는 특징적인 상품이나 테마를 기초로 하는 ETF를 많이 내놓기 때문에 지수를 추종하는 해당 ETF의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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