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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위기 물류센터 '인수 카드' 꺼내든 까닭은

안성 물류센터 부지 '소유권이전' 인허가 지연 등 불가피한 결정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4.04.24 11:44:48

Ⓒ HDC현대산업개발


[프라임경제] 최근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프로젝트 파이낸싱(이하 PF) 위기설'이 좀처럼 진화되지 않고 있다. 금융권 등 PF 대주단 역시 대출 연장 승인을 꺼리고 있어 적지 않은 사업들이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에 최근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사업지 인수' 카드를 제시하면서 PF사업이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할 분위기다.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은 시공하던 '안성 가유지구 물류센터 사업지'를 공매로 낙찰, 사업 부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지난 11일 완료했다.

'안성 물류센터 개발사업'은 경기 안성시 고삼면 가유리 일대 연면적 8만5164㎡ 규모 상온과 저온 물류창고를 짓는 프로젝트다. 

'당초 시행사' 고삼물류는 2021년 5월 HDC현산과의 책임준공 조건으로 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고삼물류는 인허가 및 선매각 등 관련 행정 절차를, HDC현산은 시공을 담당하며 사업이 추진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사업 행보는 순탄하지 않았다. HDC현산이 지난해 12월15일 공시를 통해 대출약정상 책임준공 기한 준수가 어려워 고삼물류 PF 대출 채무(995억원 규모) 인수를 발표했다. 고삼물류 인허가 해결 지연으로 책임준공기한을 넘긴데 따른 조치인 셈. 

이후 안성 물류센터는 3월 말 최저 입찰가(1432억원)로 공매 절차가 진행됐지만, 경기 침체 여파 탓인지 좀처럼 낙찰로 이어지지 못했다. 결국 HDC현산이 3차례 유찰 끝에 단독 입찰을 결정, 1044억원에 낙찰 받아 자체 사업으로 전환했다. 

안성 물류센터 개발사업 위기 '직접적 요인'은 시공사 책임준공 기한 미준수다. 다만 이는 '시행사' 고삼물류 인허가 지연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게 업계 시선이다. 

실제 고삼물류는 사업 부지 토석채취허가를 도급계약서상 착공일(2021년 10월1일) 6개월이 지난 2022년 4월에서야 획득했다. '착공 3개월 이전 제공'을 약정한 실시설계도서 역시 건축 변경 인허가 지연 등으로 5개월을 넘긴 2021년 12월에야 이뤄졌다. 더욱이 설계 변경으로 연면적까지 증가하면서 공사 기간도 2개월 가량 늘었다. 

HDC현산에 따르면 고삼물류도 당시 사업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9월 대출 만기를 앞두고 이뤄진 도급계약 변경 확약서 상 △인허가 변경 절차 지연에 따른 5개월 착공 지연 △이로 인해 대출 약정상 만기 및 책임준공기한 연장 필요 등을 인정한다는 내용을 명시한 것이다. 나아가 이런 문제 해결은 시행사 의무인 동시에 책임인 만큼 불이행시 일체 손해를 배상하고,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산은 고삼물류 인허가 지연에 더해 공사비 회수 및 대위변제금 회수를 위해 사업 인수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물류 시장 악화로 고삼물류에서 추진한 선매각이 이뤄지지 않아 PF 대주단 '대출 연장 승인'을 받지 못했다"라며 "이로 인해 HDC현산이 고삼물류 995억원 규모 PF대출을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 선매각마저 무산되면서 고삼물류로부터 받지 못한 공사비 회수를 위해서라도 사업 인수는 불가피했다"라고 덧붙였다. 

'시행사' 고삼물류는 이런 귀책 사유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았다. 이에 지난달 13일 HDC현산 공매 절차 중지 요청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것이다. 다만 공매 절차가 이미 완료됐음에도 가처분신청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HDC현산 '사업 인수'가 과연 향후 위기에 놓인 PF시장에 어떤 변화를 야기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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