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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바쁜' 범천1-1구역 조합장 해임…브로커 잠입설 논란

감만1·엄궁1구역 거쳐...A 조합장 "업체 선정에 개입, 뇌물성 청탁도" 주장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4.04.26 11:28:59

부산 범천1-1구역 재개발 현장 모습.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조합원들 속이 타들어 간다. 부산지역 부동산경기 불황을 끊어낼 기대주로 평가받는 '범천1-1구역'에 급제동이 걸렸다. 연내 착공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전언이다. 

공사업체 선정 입찰 등을 둘러싸고 일부 조합원들과 조합 임원진 사이에 내부갈등 번져 마찰을 빚고 있다. 급기야 최근엔 현 집행부 해산을 의결한 임시총회가 열려 일파만파 논란은 확산해 갈 조짐이다.

'범천1-1구역' 일부 조합원들은 자칭 '비대위'를 구성하고 지난달 23일 임시총회를 열었다. 이날 조합장 '해임' 및 '직무정지'에 대한 안건을 상정해 찬성 256, 반대 1, 기권, 무효3 계 260표로 가결했다. 또 조합이사 및 감사 해임 안건에서 2명이 부결되고 6명이 가결됐다.

이와 관련 조합장 및 임원진 측은 즉각 반발하고 부산지방법원에 임시총회 가결 안건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집행부 측은 "'임시총회' 의사 진행에 필요한 정족수에는 턱없이 못 미쳤다"며 무효라는 입장이다. 

감만1·엄궁1구역 재개발 브로커 상륙?...조합원 L씨 "내부갈등 촉발시켜 조합 장악 시도" 주장 

이 과정에서 전문 브로커조직 개입설이 불거졌다. 앞서 감만1구역과 엄궁1구역에서 활동했던 브로커조직이 부산진구 '범천1-1구역'에 잠입해 비대위를 구성하고 현 조합장을 몰아내려고 한다는 지적이다. 

조합원 L씨는 "부산재개발지역에서 활동 중인 브로커조직팀이 감만1구역과 엄궁1구역을 쑥대밭으로 만들더니 이제는 범천1-1구역마저 혼란에 빠트린다"며 주장하고, "이들 조직책 일원이 조합원 자격을 얻어 조합장을 헐뜯으며 조합원 간 내부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불법 브로커의 존재는 재개발 업계에서 공공연한 사실이다. 사업 현장에서 비중이 가장 큰 정비업체 및 시공사 선정 등 영향력을 행사한다. 만일 조합장 등 집행부와 껄끄러운 관계라면 가진 자본력을 앞세워 반대여론을 조성한 뒤 임시총회 등 통해 기존 조합장 및 임원진을 해산시키는 수법이다. 

물론 업체와 결탁하는 조합장도 존재한다. 앞서 범천1-1구역 전 조합장 B씨는 PM사 및 분양대행권, 내부지장물 공사 등에 개입하고 해당 업체 선정을 돕도록 일부 조합원 및 임원진을 상대로 3억9000여억원에 뇌물 공여한 혐의로 구속·수감 되기도 했다. 

조합장 A씨, 조합원 낀 업체 뇌물성 청탁 '비일비재'...거절 시엔 사사건건 시비 '해임' 으름장 

현 조합장 A씨는 지난해 초부터 범천1-1구역을 이끌고 있다. 조합장 자리에 오른 직후 몇몇 조합원과 업체로부터 각종 뇌물성 청탁이 있었다며 그간에 고충을 털어놨다. 이들 중에는 전 조합장 B씨 비리에 연루된 조합원은 물론 이번 '조합장 해임 임시총회' 발의자도 다수 포함돼 있다. 

조합장 A씨는 "당선되고 조합원 C씨가 밥을 먹자고 해서 갔는데 그곳은 다름 아닌 해운대에 한 룸싸롱이었다"며 "너무 당황해서 얼른 나왔고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얼마 후 C씨의 호출받은 한 업자가 와서는 샷시 납품을 주선해 달라며 청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업체 선정)은 조합장 혼자서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고 그 자리에서 단칼에 거절했다"며 "그날 이후 C씨는 조합 일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이번 해임총회를 주도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사실 재개발 현장에서 비일비재하다. 명목상에도 없는 '허위공사청구서'가 날아올 때도 있다. 조합장 A씨는 '외부지장물 이전'은 관할청 소관인데 조합 자체지출로 돼 있어 바로잡았다며 견적비용이 무려 16억원에 달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은 조합원 공공재이고 공사 수주 비리가 부실공사로 이어질 수 있어 비리에 가담하고 발각될 시에는 중대범죄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최근 부실시공 논란의 대표적인 한 예로는 지난 2022년 1월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아파트 붕괴사고가 있다.

한편 범천1-1구역 재개발 사업은 문현금융단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인근 부산진구 범천동 850-1 일원 23만6354㎡ 부지에 지하 6층 지상 49층 규모의 공동주택 8개 동 1323가구와 오피스텔 188실, 상업시설 등을 짓는 개발사업이다. 총사업비가 416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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