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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산 민주당, 끝나지 않은 '비명숙청'…17대1 콜드 패 책임은?

시당, 선거 캠패인 완전 실종…'반 이재명' 정서가 패배 원인 지목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4.04.26 19:23:25

제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서은숙 부산진갑 후보 지원 유세 하는 모습.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부산지역 민주당은 지난 4·10 총선에서 쓰라린 참패를 맛봤다. 전재수 의원을 제외하고 3선 도전에 나선 현역 최인호·박재호 의원마저 고개를 숙이면서 지역구의석 수 17 대 1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서은숙 원외위원장이 이끈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제대로 된 선거 캠페인조차 내놓지 못했고 당세와 조직력이 월등한 국민의힘 주자들을 상대로 각 후보 개인기에만 의존하는 전략으로 일관했다. 선거 패인은 공천 잡음과 전술 실종이 지목되며, 당 최고위원으로서 리더십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부산 역시 이번 총선을 앞두고 발표된 각종 여론 지표상에서 '정권심판'에 대한 기류가 강했다. 더욱이 선거를 코앞에 두고 터진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대파값 875원' 등 대통령실 발 호재가 겹치면서 들뜬 민주당은 최소 5석 이상 건질 수 있다는 중앙당 차원에 '장미빛 전망치'을 내놓았다. 

부산 민주당은 '바람·인물·구도'에서도 질 수 없는 선거였다. 그러나 결과는 압도적 여당 승리로 막을 내렸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가덕도에서 괴한의 흉기로 피습을 당한 직후 헬기를 타고 서울로 후송되면서 부산의료계를 무시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게다가 산업은행 이전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는 가뜩이나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오랜 '사법 리스크'는 보수층 결집에 영향을 미쳤다. 

지역 내 여권 핵심인사는 "만일 (이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당 지도부를 불러 내리고 병중 회의를 했다면 아마 18개 의석 대부분을 석권했을 것"이라며, "차기 대권에서 PK 과반 득표도 가능했는데 이 같은 '신의 한 수'를 제 발로 걷어찼다'고 비평했다. 

'친명' 전략공천 후보 최저 득표율,,총선 영향 없는 '시의원' 불똥

부산도 '비명학살' 공천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박용진 등 비롯해 '비(非) 이재명계' 의원들이 공천에서 줄줄이 탈락했다. 이 대표의 사당화를 지켜보는 부산 중도층 표심은 더 차가웠다. 

특히 수영구에서 '반 이재명' 정서는 최고조에 달했다. 강윤경 전 수영구 지역위원장을 컷오프로 배제하고, 이 자리엔 '찐명' 유동철 후보를 전략공천 해 앉혔다. 결과는 국민의힘 정연욱·무소속 장예찬 후보와의 유리한 3자 경쟁 구도에서 유 후보는 40.47%에 그쳤다. 부산 18개 지역구 민주당 최소 득표율이다. 앞서 21대 총선에서 강 전 지역위원장은 41.0%를 얻었다.

22대 국토교통위 위원장을 노리던 사하갑 최인호 의원은 여당의 관권선거 개입 논란에도 이성권 후보에 밀려 불과 693표 차로 석패했다. 이 외에도 야권은 8곳에서 45% 이상 득표율을 기록할 정도로 당선권에 근접한 후보가 많아 아쉬움이 컸다. 

지역 정가에서는 '정권심판', '조국혁신당' 태풍의 위력마저 '이재명 심판론'이 잠재웠다라며 깊은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비명숙청'은 아직 끝나지 않는 모양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지난 25일 서지연 부산시의회 의원에 대해 당원 자격 1년 정지 결정을 통보해 빈축을 사고 있다. 

시당 윤리심판원 측은 지난 1월 새로운미래 부산시당 창당 행사에 참석과 창당 기자회견장 대관 등을 이유로 중징계 처분했다. 이번에 새로운미래는 부산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았고 서로가 한솥밥 먹던 동지로서 총선은 아직 3개월이나 남은 상태였다. 

당내 일각에서는 '친명계' 서은숙 시당위원장의 전횡이 다소 지나치다며 앞서 공천 과정에도 물의를 빚더니 이제 제 식구 조차 갈라 적으로 돌려 세우려 한다고 꼬집는다. 서 의원은 부산시 행정부에서 가장 껄끄럽고 상대하기 싫은 '저격수'로 알려져 있다.

서 의원은 "충분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변명이나 주관적 해석과 판단으로 징계가 내려진 것 같아 유감"이라며 "중앙당에 재심 신청을 해둔 상태다. 평소처럼 시민만 보면서 변함없이 의정활동에 전념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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