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3분기 말 슈퍼뱅크 예금잔액이 전년 말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가 카카오뱅크(323410)로부터 지분투자를 받은 이후 예금 잔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와 함께 기획한 K-POP 관련 캠페인이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11일 슈퍼뱅크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총 예금잔액(DPK, Dana Pihak Ketiga)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200억루피아(한화 약 285억7600만원)으로 전년 말 746억루피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슈퍼뱅크 예금 잔액은 저축예금과 정기예금 부문에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부문별로 보면, 이자가 적은 대신 자유롭게 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 요구불예금 잔액은 124억루피아에서 214억루피아로 증가했다. 저축예금 잔액은 전년 말 대비 35배 폭증한 751억루피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정기예금 잔액도 777억루피아에서 2275억루피아로 크게 불어났다.
슈퍼뱅크는 지난 1993년 설립된 상업은행 '파마 인터내셔널 뱅크(파마뱅크)'가 전신이다. 그랩과 싱가포르텔레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최대 주주에 오른 뒤 지난해 6월 디지털은행으로 공식 출범한 상태다.
슈퍼뱅크는 디지털은행으로 출범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예금 잔액이 지난해 폭발적으로 증가한 셈이다. 슈퍼뱅크 측은 이같은 성장세의 배경으로 카카오뱅크와의 협업을 꼽았다.
카카오뱅크는 그랩과 맺은 동남아시아 사업 협력의 일환으로 2023년 10월 전략적 지분투자를 단행해 슈퍼뱅크 지분 10.05%를 확보했다. 이후 슈퍼뱅크의 상품·서비스 기획과 사용자경험(UX)·사용자인터페이스(UI) 자문에도 참여하고 있다.
슈퍼뱅크 관계자는 "신뢰할 수 있는 주주의 지원 덕분에 성장이 가능했다"며 "지난해 한국 최대 디지털은행이자 슈퍼뱅크 주주인 카카오뱅크와 함께 '한국에서 꿈을 이루세요(Wujudkan Mimpimu ke Korea)'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캠페인은 지난해 8월22일부터 11월22일까지 진행된 예금 이벤트로, 예금 잔액이 최소 50만루피아 이상이면 참여할 수 있다. 슈퍼뱅크는 참여자를 매주 추첨해 총 91명에게 서울 왕복 항공권을 제공했다.
상위 10명의 당첨자는 멜론 뮤직 어워드(MMA) 참석권과 서울 왕복 항공권 2장을 받았다.
카카오뱅크와 슈퍼뱅크가 인도네시아의 뜨거운 K-POP 인기를 활용해 예금 고객을 끌어모은 셈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모기업인 카카오의 음악 플랫폼 '멜론'과 협업도 강화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슈퍼뱅크와 협업해 인도네시아 금융 소비자에게 서울과 K-POP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대고객 프로모션을 비롯해 신규 금융 상품 출시를 위한 협력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슈퍼뱅크의 자체 경쟁력 향상을 통한 투자 수익을 확대하는 동시에, 향후 다양한 해외 금융사와 협업할 때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시험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