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인공지능 눈독' 정유업계, 생산 효율성 극대화

전망 밝은 AI 시장…"미래 위해 기술 도입 확대·연구개발 이어질 것"

조택영 기자 | cty@newsprime.co.kr | 2024.05.29 11:11:44
[프라임경제] 국내 정유업계가 인공지능(AI)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시장 전망이 밝은 AI를 발 빠르게 도입해 생산·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 절감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정유 4사는 AI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까진 시작에 불과하지만,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성장하는 만큼 정유업계 전반 영역으로도 기술사용이 확장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선 SK이노베이션(096770)은 울산에서 운영 중인 정유공장 울산CLX에 최근 AI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기술을 접목, 효율성이 대폭 개선된 '스마트플랜트 2.0'을 본격 도입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통해 연간 100억원 이상의 비용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플랜트는 일반 제조업의 스마트팩토리와 달리 석유·화학 산업 특성을 고려한 디지털 전환의 개념이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CLX에 지난 2016년 스마트플랜트를 업계 최초로 도입한 뒤 OASIS(생산관리), OCEAN-H(설비관리) 등 데이터·업무 관리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 DT 추진 기반을 확보했다. 

시스템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개발·적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단계 진화한 스마트플랜트 2.0은 업무 자동화와 지능화 기술을 도입해 에너지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비용 경쟁력을 높이고 사고·설비 고장을 예방하는 안전성까지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울산CLX는 국내 최초 스마트플랜트 구축과 운영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다"며 "실행력이 한층 강화된 스마트플랜트 2.0을 통해 전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나아가 '자동운전플랜트'를 추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울산CLX). = 조택영 기자

이외에도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22년 국내 정유사 최초로 울산CLX에 폐수처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는 폐수와 정화 후 방류되는 처리수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주는 AI 시스템이다. 최적의 폐수 처리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SK이노베이션의 설명이다.

에쓰오일(S-OIL, 010950)은 AI 기술을 활용한 구매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과거 10년 간의 내부 구매 데이터와 원자재 등 외부 시장 가격 변동을 고려한 가격·수요 예측 모델을 구축해 최적의 조달 시점을 판단하는 것을 포함, 구매 전략 수입에 이를 활용하고 있다. 

최근 미국 공급망 관리 전문가 협의회(CSCMP)가 주관한 웨비나(웹+세미나)에서 글로벌 구매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AI 구매시스템 혁신 사례를 선보이기도 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정유 에너지 산업은 대규모 투자비가 소요되는 장치산업으로 국제적인 시장 요인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에 영향을 크게 받고 설비의 기술적 복잡성과 고도의 전문지식이 요구되며, 환경과 안전에 대한 규제도 충족시켜야 하는 특수한 영역이다"라며 "AI 구매시스템을 활용하면서 구매 절차를 간소화했을 뿐 아니라 시장 흐름에 대한 통찰력을 얻어 회사의 수익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촉진하는데도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말부터 생산 현장에 AI를 도입했다. AI 기반 공정 최적화 시스템을 적용해 최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운전 조건을 도출하고, 이를 실제 공정에 적용하는 게 골자다. 또 HD현대오일뱅크는 전사 차원에서도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칼텍스 역시 올해 초 여수공장에 AI 기반 설비 예측진단 솔루션을 적용했다. 플랜트 내 대형 회전기계 운전 중에 발생하는 이상을 사전에 감지하고, 상세 진단·현장 조치 방안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말에는 물류 거점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해 AI·빅데이터에 기반한 스마트 물류 서비스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이처럼 정유업계가 AI 도입을 적극 추진하는 이유는 AI 시장 전망이 밝고, 국내 핵심 산업계 전반에서 AI를 활용하고 있어서다. 리서치 조사기관인 마켓앤마켓은 지난해 1502억달러(약 205조원)에 그쳤던 전 세계 AI 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에는 1조3452억달러(약 1835조원)까지 9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인들까지 AI를 활용하는 시대에 AI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정유업계의 미래를 위해 AI 기술 도입 확대와 연구개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