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승기 잡은 고려아연, 경영권 방어 '성공'

정기 주총서 '상호주' 영풍 의결권 제한…영풍·MBK 반발 '분쟁 장기화' 전망

조택영 기자 | cty@newsprime.co.kr | 2025.03.28 17:22:08
[프라임경제] 고려아연(010130)이 28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기를 잡았다. '상호주 의결권 제한'을 활용해 영풍(지분율 25.42%)의 의결권을 무력화, 영풍(000670)·MBK파트너스 연합의 이사회 장악 시도를 막아내며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것이다. 다만 영풍·MBK 연합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분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이날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제51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주총에서 신규 이사 선임을 통해 영풍·MBK 연합을 누르고 이사회 과반 장악을 유지했다.

이번 주총의 쟁점은 영풍이 가진 고려아연 지분 25.42%의 의결권 인정 여부였다. 앞서 고려아연은 상호주 제한 규정에 따라 이를 제한하기로 했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두 회사가 서로 10% 초과 지분을 갖고 있으면 각 회사가 상대방 기업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영풍은 전날 주식배당을 의결해 고려아연 자회사 썬메탈홀딩스(SMH)의 영풍 지분을 9.96%로 낮췄지만, 주총 개의에 앞서 SMH가 케이젯정밀로부터 영풍 보통주를 추가 취득해 지분율이 10%를 웃돌며 상호주 관계가 다시 형성됐다.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모습. ⓒ 고려아연

이에 따라 상정된 안건들이 최 회장 측에 유리하게 통과됐다. 특히 가장 주목됐던 '이사 수 19인 제한' 안건이 가결됐다. 이는 최 회장 측이 요구한 안건으로, 지분율에서 앞선 영풍·MBK 측이 향후 수시로 임시 주총을 열어 신규 이사를 선임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전략이다.

신규 이사로는 최 회장 측 5인, 영풍·MBK 연합 측 3인이 선임됐다. 이로써 고려아연 이사진 구성은 최 회장 측 11명, 영풍·MBK 연합 측 4명으로 구성됐다. 최 회장 측 기존 이사 4인은 현재 효력정지 가처분 상태로, 고려아연은 법적 분쟁을 통해 기존 4인 이사의 효력도 되살린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1월 임시 주총에서 집중투표제를 도입한 데 이어, 이날 정기 주총에서 이사 수를 19인으로 제한하는 안건까지 통과시키면서 최대 주주인 영풍·MBK 연합의 추가 이사회 진입을 일정 부분 늦출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더해 사모펀드인 MBK가 최근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론에 직면한 점도 고려아연으로선 경영권 방어 여론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해외 투자자들이 고려아연의 안정적 경영을 이유로 향후 주총에서 최 회장 측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을 적대적 M&A 위협으로부터 지켜내야 한다는 점에 많은 주주와 국민들께서 깊은 공감을 드러냈다"며 "대한민국의 자원안보를 뒷받침하고 글로벌 전략광물 공급망의 중심축으로서 역할을 계속 수행하면서 주주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영풍·MBK 측이 법적 조치를 예고해 양측 간 다툼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풍·MBK 관계자는 "최 회장의 불법, 탈법행위로 주주의 기본권마저 박탈돼버린 고려아연 주총은 K-자본시장의 수치이자 오점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며 "영풍의 의결권 제한으로 인해 왜곡된 정기 주총 결과에 대해 즉시 항고와 효력 정지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고 법원에서 왜곡된 주주의 의사를 바로 잡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네티즌 의견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 300자 이내 / 현재: 0 자 ] ※ 사이트 관리 규정에 어긋나는 의견글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현재 총 ( 0 ) 건의 독자의견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