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비스포크 AI 신제품은 인공지능(AI) 연계를 통해 고객이 귀찮고 어려워하거나 힘들어하는 문제를 알아서 해결해주는 수준까지 진화했다."

문종승 삼성전자 DA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이 지난 28일 진행된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에서 기술 전략과 비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이인영 기자
문종승 삼성전자(005930) 생활가전(DA)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은 지난 28일 서울 광진구에서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삼성자는 이날 일상을 혁신하는 새로운 AI 가전 제품과 서비스를 대거 공개했다.
문종승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혁신을 넘어 기기 간 연결과 AI 기술을 통해, 사용자를 이해하고 돌보며 문제를 해결해주는 AI 홈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우리 삶을 혁신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 출시해 변화를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공개한 AI 가전 솔루션은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고(Easy to Use) △사용자를 돌보며(Care)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는(Saving) 등 크게 세 가지 측면으로 구분된다.
◆"나와 가족까지 케어하는 AI 홈 구현"…개별 목소리 인식 '보이스ID' 적용
먼저 가전에 탑재된 'AI 홈' 터치스크린 솔루션을 소개했다.
사용자는 가전에 탑재된 터치스크린을 통해 사용자는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모든 가전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다. 특히 가전업계 최초로 AI 홈 관제탑 역할을 하는 '허브'를 스크린에 구현했다고 삼성은 강조했다.
AI 홈 터치스크린은 △와이파이 △직비(Zigbee) △매터 스레드(Matter Thread) 등 다양한 프로토콜을 지원하기 때문에 별도의 허브가 없어도 조명과 스위치 등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기까지 연결해 조작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스크린이 탑재된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출시한 이후, 세탁건조기와 슬라이드인 레인지에도 스크린을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올해는 스크린 탑재 제품군을 일반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인덕션, 오븐까지 늘릴 계획이다.
박경수 삼성전자 DA사업부 프로는 "올해 7인치 스크린을 결합형 세탁기‧건조기, 인덕션 그리고 오븐까지 확대하고 냉장고에는 보다 넓어진 9인치 스크린을 새롭게 적용했다"며 "AI 스크린은 단순 조작 역할을 넘어 '스마트 홈 허브'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가족 구성원의 목소리를 구분해 인식하는 '보이스ID' 기능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빅스비'를 소개했다. 보이스ID 기능은 지난해 12월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2025'에서 처음 소개된 바 있다. 이를 통해 가족 공유 기기도 마치 나만의 기기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
이와 관련해 문 부사장은 "특정 사용자를 인식하면 스마트 모든 승인이 자동 변경된다"며 "취향 관심사가 반영된 개인화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냉장고 앞에서 "빅스비, 내 일정 알려줘", "내 사진 보여줘"라고 말하면, 해당 사용자의 목소리를 인식해 일정과 갤러리 속 사진을 불러와 보여주는 식이다.
또 "빅스비, 내 폰 찾아줘"라고 말하면 해당 사용자의 폰 벨소리를 울려 위치를 알려주는 '내 폰 찾기', 폰에 설정한 접근성 기능이 가전에도 적용되는 '접근성 설정 동기화' 등 다양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은 빅스비 자체 기능도 한층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대화용 거대언어모델(LLM)이 도입돼 빅스비가 이전 대화를 기억하고, 대화의 맥락과 흐름도 읽는다고 설명했다.
박경수 프로는 "한 예로 '빅스비, 냉장고에 유통기한 임박한 재료가 뭐 있어?'라고 물으면 '단호박이 있어요'라고 대답하는데, 단호박이라는 키워드를 꼭 짚어 다음 질문을 해야 했던 이전과 달리 '그걸로 만들 수 있는 다이어트 레시피 추천해줄래'라는 대화가 가능하다"며 "또 올해부터는 TV가 보이스 ID가 적용된 스크린 가전을 통해 목소리를 구별한다"고 전했다.
올해부터 맵뷰 기능 또한 모든 스크린 가전으로 확대된다. 아울러 삼성은 스크린 없는 가전도 '타이젠' 운영체제(OS)을 통해 빅스비를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일정 시간 내 냉장고를 열거나 정수기를 사용하는 등의 가족들의 일상 활동이 감지되지 않거나 빈 집에 가전제품의 사용이 감지되는 경우 사용자에게 즉시 알람을 보내고, 로봇청소기를 통해 원격으로 집 안을 둘러 볼 수 있는 '홈 모니터링' 기능 등 가족과 집을 돌보는 다양한 서비스를 소개했다.

지난 28일 열린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 현장. = 이인영 기자
◆신제품 '보안' 우수성 재차 강조…"QSC 선제 도입"
삼성전자는 특히 '보안' 측면에서 가전 신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삼성 측은 "가전 제품은 자체 보안 솔루션인 '녹스'를 통해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며 "올해 패밀리허브에만 지원됐던 '녹스 매트릭스'를 와이파이가 탑재된 전 가전기기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녹스 매트릭스는 블록 체인 기반의 보안 기술로 연결된 기기들이 보안 상태를 상호 점검하다가 외부 위협이 감지되면 해당 기기의 연결을 끊고 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솔루션이다.
또한 비밀번호와 인증 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하드웨어 보안 칩에 별도로 보관하는 '녹스 볼트'를 올해 스크린 탑재 가전, 로봇청소기 등 가전기기에 최초로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양자컴퓨팅의 공격에 대비한 '양자 내성 암호(PQC)' 기술도 선제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부사장은 "소비자들이 가전 제품을 보통 10년 동안 쓰는 만큼 미래의 보안까지 대비해 지속 강화하고, 업그레이드 해야 할 부분을 생각해 계속해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최근 제기된 중국산 가전 보안성 논란과 관련해선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제품은 모두 삼성의 녹스 보안시스템을 통과해야 한다"며 "개인정보 역시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 내 보관되기 때문에 보안 걱정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녹스에 보관된 개인정보는 제품 폐기 시 삼성 계정을 없애는 것 만으로 모든 정보가 삭제된다"고 덧붙였다.
◆로봇청소기 1위 자신감…"AI 기반 IoT 청소 범위 확장"
삼성은 올해 보안을 앞세워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올해 1위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에 따르면 2025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청소기는 특허받은 모터 기술을 탑재해 흡입력을 기존 대비 2배 이상 끌어올렸다.
로봇청소기 신제품은 'RGB 카메라'와 '액체 인식 센서'를 탑재해 불투명 액체뿐만 아니라 투명 액체까지 모두 인식할 수 있다. 사용자 설정에 따라 액체가 있는 구역을 물걸레로 청소하도록 하거나 회피시킬 수 있다.
또 최대 200RPM의 회전 물걸레로 찌든 때와 액체 오염물을 닦아낸다. 구석이나 벽면 등을 감지하면 브러시와 물걸레를 뻗어 닦아내는 '팝 아웃' 기능을 갖춰 사각지대 없이 말끔하게 청소할 수 있다는 설명.
물통과 오수통 관리가 필요없는 자동 급배수 방식이 적용돼 편의성도 강화됐다. 자동 급배수 방식과 일반 방식 두 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은 "이번 신제품은 청소 성능은 물론 보안 측면에서 확실한 강점을 갖고 있다"며 "올해는 1등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한국 로봇청소기 시장 1위는 중국의 로보락으로, 40% 중후반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은 작년 4월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뒤늦게 출시, 로보락에 밀려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비스포크 AI 스팀은 국내 최초로 물걸레 스팀 살균 기능을 탑재하고 사물 인식 등 고도화된 AI 기능을 앞세운 것이 특징이다.
이날 삼성은 △9형 스크린 탑재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 △25kg 세탁 용량·18kg 건조 용량을 구비한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프리미엄 라인업의 세탁건조기 '인피니트 AI 콤보' △세계 최고 수준인 400W 흡입력을 갖춘 '비스포크 AI 제트' 스틱 청소기 등도 함께 공개했다.

(왼쪽부터)양혜순 삼성전자 DA사업부 MDE전략팀장, 문종승 DA사업부 개발팀장, 황태환 DA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임성택 한국총괄. = 이인영 기자
한편 삼성전자는 일각에서 제기된 '리더십 공백' 우려에 대해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DA사업부장인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달 25일 별세한 데 따른 것이다. 고(故)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 TV 사업 글로벌 1등을 이끈 주역으로, 당초 지난 26일 계획된 이번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맡을 예정이었다.
문종승 부사장은 "이전부터 구체적으로 추진 방향 및 계획을 세웠고 이를 현재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가전 사업부 임직원들은 AI 혁신에 매진하고 있고, 이같은 결과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제품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 "더 나은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부품을 넣다 보면 일부 가격이 상승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지속적으로 부품 표준화‧공용화 등을 통해 절감하는 부분이 있는 만큼 더 많은 고객이 새로운 기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이같은 정책을 계속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급변하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공공망을 준비하고 있고, 이에 맞춰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적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AI 혁신을 앞세워 DA사업부 매출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최근 선보인 'AI 구독클럽' 역시 이를 기반으로 매출 비중을 지속해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경쟁사 대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선 "AI 가전 비중이 계속 오르는 만큼 향후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