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건설 경기 불황이 장기간 심화되자 업계 전반이 위축된 상황이다. 이에 대형 건설사마저 예산 절감을 위해 서울 중심부를 떠나 외곽으로 이동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나아가 침체된 분위기를 탈피, 새출발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건설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본사 사옥을 이전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사 재무 구조가 취약해진만큼, 임차료를 낮추려는 복안이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오피스 시장의 평균 임대료는 전 분기 대비 0.89% 상승했다. 특히 강남 등 서울 주요 지역의 경우 임대료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먼저 롯데건설 플랜트본부는 강서구 마곡지구로 사옥을 이전한다.
과거 롯데건설(2022년)는 PF우발부채가 자본규모(2조6256억원)의 2배를 웃도는 등 사업성이 악화된 바 있다. 이에 본사를 비롯한 자산활용 방안을 컨설팅 받으며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를 꾀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2022년 이후 재무 안정성 강화와 현금흐름 중심 경영을 지속해 온 만큼, 사업장의 효율적 관리를 통해 수익성 및 재무 구조 개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DL이앤씨(375500)의 박상신 대표는 지난달 24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서울 종로구 돈의문 D타워를 떠나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마곡원그로브로 사옥으로 이전, 운영비를 줄일 계획을 밝혔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 수주, 리스크 관리, 재무 안전성, 고강도 혁신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올해 목표로 내세운 영업이익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SK에코플랜트는 오는 2027년 하반기에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으로 본사 빌딩을 이전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110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조10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 감소 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용산구 아이파크몰에 본사를 둔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은 2028년 노원구 광운대역세권 복합도시 개발 사업지로 이전하기로 했다.
업계는 2018년 이후 이어진 건설 경기 불황으로 업계 재무 건전성이 악화가 실재화 되자, 더 큰 위기감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다. 게다가 불확실한 대외여건을 감안할 때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실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규모는 2022년 12월 2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7000억원가량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와 달리 일각에선 이러한 건설사들의 노력이 앞으로의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제기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재비 및 인건비는 늘고 자금 유동성 위기가 가속화되는 등 건설업 경기는 악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건설사들이 서울 주요 지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곳으로 사옥을 이전, 서울 접근성을 갖추면서도 기존 방식을 과감히 벗어나 더 큰 성과를 이뤄내고자 하는 움직임으로도 해서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