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방식이 변화하면서 '가전 구독'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건 단연 'LG전자(066570)'다. 올해 1분기 구독 사업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연간 첫 조단위 매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LG전자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 및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 제품 연출 이미지. ⓒ LG전자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1분기 가전구독 사업에서 매출 345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1.6%(1446억원) 늘어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LG전자는 현재 21개 품목에서 가전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TV와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프리미엄 가전 제품이 포함되며, 소비자들은 원하는 제품을 선택해 월 구독료를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다.
가전 구독은 일정 기간 가전제품을 빌려 사용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가전 렌탈과 유사하다. 초기 구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대표적인 공통점.
그러나 렌탈 제품은 정수기 등 소형 가전이 주를 이룬 반면, LG전자는 종합가전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제품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LG전자의 구독 서비스는 유연한 구독 플랜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양한 구독 플랜을 제공해 소비자의 필요와 예산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제품별 케어 서비스 선택이 가능하며, 구독 기간도 3년부터 6년까지 개인이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제품을 4년 이상 구독하면 기간 만료 후 제품 소유권은 소비자에게 이전된다. 단 3년 이하의 경우 재구독 또는 반납, 인수(추가 비용 발생) 여부를 고객이 선택해야 한다.
또 구독 서비스에 포함된 정기적인 유지보수와 수리 서비스도 장점이다. 전문 기술자가 주기적으로 방문해 제품을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줘 편리한 관리가 가능하다.
제품 관리와 더불어 다양한 연계 서비스를 탑재한 것도 눈에 띈다. 예컨대 세탁 구독 시 비대면 세탁 서비스 이용권이나 LG생활건강 세탁세제 정기 배송권, 물품 보관 할인 쿠폰, 청소 서비스 할인 쿠폰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식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2009년 정수기 렌탈로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품목 확대와 관리 및 제휴 서비스로 영역을 넓혀가며 구독 사업을 강화해왔다.
구독 사업이 본격화된 시점은 지난해 하반기다. 렌탈과 구독을 통합하고 생활가전뿐 아니라 대형가전과 홈 엔터테인먼트 영역까지 구독 사업을 확장한 것. 냉장고, 세탁기 등은 물론 지난해 4분기부터는 TV, 노트북 등도 구독 라인업에 포함했다.
이를 바탕으로 LG전자의 구독 실적도 꾸준히 성장했다. 품목 확대가 본격화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연 평균 성장률은 26.92%에 달한다. 대형가전은 상대적으로 고가인 만큼 구매 대비 비용 부담이 적고 구독 기간 동안 제품 관리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는 장점에 힘입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게 LG전자의 분석이다.
LG전자는 향후 '업(UP)가전'을 내세운 구독 서비스에 주력하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시장 외연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회사가 2022년 1월 선보인 업가전은 구매 후에도 앱을 통해 다양한 신기능을 업그레이드해주는 가전제품을 말한다.

삼성케어플러스 가전케어 구독 신청 화면. ⓒ 삼성닷컴 홈페이지 캡처
한편 일각에서는 삼성전자(005930)도 가전구독 서비스 시장에 진출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간 렌탈 사업을 함께 전개해온 SK매직과의 제휴 관계가 지난해 말 종료됐다는 것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실제로 지난 4월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가전’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가전 구독은) 이미 일정 부분 진행이 되고 있다"며 "인공지능(AI)이 접목된 새로운 경험, 세척 솔루션 등 고객 혜택에 맞춰 좀 더 발전된 구독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삼성케어플러스' 가전케어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품 구매 후 월 이용료를 내면 제품 케어부터 필터교체 등 종합 점검과 일반세척, 전문세척, 무상수리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 기존 품질보증기간을 포함해 최대 5년까지 무상수리 서비스도 지원한다.
고객은 3년 플랜과 5년 플랜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원하는 경우 중도 해지도 가능하다. 환불금은 해지 시점 가전케어 서비스 수행 이력에 따라 상이하며, 해지로 인한 별도 위약금은 없다. 단 이 서비스는 주방가전 5종(냉장고·김치냉장고·식기세척기·정수기냉장고·정수기)과 생활가전 5종(에어컨·세탁기·에어드레서·건조기·청소기)에 한해서만 제공된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구독 서비스 성공 여부는 서비스의 차별화와 지속적인 관리에 달려 있다"며 "가전 구독이 새로운 수익 모델로 부상한 만큼 향후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