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과 육성이 공개되면서, 검찰의 수사 공정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김건희 여사의 직접 개입을 뒷받침하는 육성이 처음으로 드러났지만 검찰은 여전히 김 여사 소환 조사 여부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이 검찰의 '선택적 수사' 논란을 부추기면서 특검 도입 필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부부 노골적 '공천 개입' 녹취록·육성 나왔다
시사주간지 '시사인' 주진우 편집위원이 24일 공개한 녹취록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5월 9일 오전 10시 1분 명태균씨와 통화하며 "윤상현이한테 한 번 더 얘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며 공천 과정에 직접 개입한 정황이 있다.
명씨가 "윤한홍 의원이 권성동 의원에게 얘기한 거고, 다른 사람은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하자 윤 대통령은 "알았어요. 내가 하여튼 상현이한테 한 번 더 얘기할게"라고 답했다.
이후 김건희 여사는 같은 날 오전 10시 49분 명씨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인이 지금 전화를 했는데 '그냥 밀라고 했다'"며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잘 될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 통화 내용은 실제 육성 파일로 공개됐다. 김 여사의 목소리가 담긴 공천 개입 관련 녹취록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정황은 이전에도 제기됐지만 지난해 11월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김영선이 경선 때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라는 정도의 발언만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녹취록에는 윤 대통령이 윤상현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을 통해 직접 공천을 조율한 정황이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증거 다 있는데'…檢, 김건희 소환 왜 미루나
문제는 이 같은 핵심 증거를 검찰이 이미 확보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검찰은 지난 1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후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녹취 파일을 분석했다. 그런데도 김건희 여사를 수사 대상으로 삼지 않고 있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현재 검찰은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27~28일 명씨를 추가 조사할 예정이지만 윤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지는 불확실하다.
김건희 여사가 직접 공천 논의에 개입한 육성이 공개됐음에도 검찰이 소환 일정조차 언급하지 않는다면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에서 "당에서 진행하는 공천을 내가 왈가왈부할 수 없었다"며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공천을 조율한 윤상현 의원 또한 "대통령과 통화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이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검찰이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수사 의지를 밝히지 않는다면특검 도입 요구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검찰이 이미 공천 개입 관련 핵심 증거를 확보하고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 자체가 현 정권에서 검찰이 공정성을 잃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한편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검찰이 미온적으로 수사하자 결국 특검이 도입됐고 대통령 탄핵까지 이어진 바 있다.
이번 녹취록 공개는 단순한 스캔들이 아니다. 검찰이 권력 앞에서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검찰의 존재 이유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