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여러분 이거 진짜 미친 거 아닙니까?"
요즘 유튜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극적인 썸네일. 거기에 따라붙는 충격적인 제목. 알고 보면 반은 거짓, 반은 과장이다. 하지만 조회수는 수십만, 많게는 수백만에 달한다. 누군가의 인생이 '사이버레커'에 의해 갈려 나가고 있다.
한 사람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이들은 바로 사이버레커다. "팩트 체크 해드립니다"며 전문가처럼 말하지만, 정작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을 쏟아낸다. 재미로, 관심을 끌기 위해,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 문제는, 그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이제 분위기가 뒤집혔다.
미국 법원이 사이버레커 유튜버들의 신상 공개 청구를 승인했고, 국내 국회에서도 정보공개법이 추진되면서 '익명 뒤에 숨는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
"나의 구독이 한 사람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면"

사이버레커 유튜버 '뻑가' 채널 갈무리. ⓒ 유튜브
현재 한국에서 활동 중인 사이버레커 유튜버는 △뻑가 △구제역 △카라큘라 △전국진 △판슥 △가로세로연구소 등이 있다. 놀라운 건 이들의 구독자 수다. 뻑가 114만 명, 카라큘라 91만 명, 구제역 16만 명을 보유 중이다. 이 숫자는 곧 유튜브발 가짜 뉴스에 현혹되고 선동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사이버레커의 주 무대는 유튜브(구글),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엑스(구 트위터). 이들은 자극적인 내용을 익명으로 퍼뜨리며 조회수를 올린다. 그 조회수는 곧 수익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피해자가 발생해도 해외 플랫폼들이 쉽게 협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외 플랫폼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박재범은 사이버레커로 피해를 입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유튜버 A씨의 신원확인 증거개시'를 요청했다. 한국이 아닌 미국 법원에서 구글을 압박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인기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 역시 사이버레커 '탈덕수용소'의 허위 사실 유포로 곤혹을 겪었다. 장원영의 소속사는 미국 연방법원에 소를 제기했고, 구글이 신상을 넘긴 후에야 탈덕수용소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언제까지 연예인만의 문제일까?"
처음에는 연예인, 이제는 유튜버. 사이버레커의 화살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거짓말이 인터넷을 떠다니고, 한 번 박제된 영상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 법과 플랫폼이 나서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구독자들에게도 선택의 시간이 왔다. 채널이 정말 구독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스스로 판단해야 할 때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해외 플랫폼들이 비협조적이었다면, 이제는 그 태도가 바뀌었다"며 "유튜브, 인스타그램과 같은 대형 플랫폼들은 가짜 뉴스와 악성 댓글을 방관한다는 비판 및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도 있다. 이와 함께 앞으로도 긍정적인 선례를 쌓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