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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제작 구조 바꾸는 OTT…"치솟는 개런티·제작비"

국내 제작사, 방송사들 대작 중심 제작 시도…제작비 부담 ↑

최민경 기자 | cmg@newsprime.co.kr | 2025.03.04 22:13:00
[프라임경제] 최근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 웨이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이 국내 방송 시장을 장악하면서 기존 드라마 제작 방식이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다. 방송사 중심의 제작 구조가 OTT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제작비 상승과 개런티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등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다.

오징어게임 시즌2 대표 이미지. ⓒ 넷플릭스


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OTT 플랫폼들이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하며 국내 드라마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맞춰 국내 제작사와 방송사들도 대작 중심의 제작을 시도하고 있지만, 오히려 제작비 부담이 커지는 역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 방송산업백서에 따르면, 국내 드라마 제작비는 2018년 평균 10억원에서 2023년 30억원을 넘어섰다. 5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배우 개런티 또한 급격히 상승했다. 배우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 시즌2 출연료로 100만달러(약 13억원)를 받았다. 이는 2017년 개봉한 영화 '신과 함께'에서 편당 5억~7억원을 받았던 것과 비교해 약 두 배가량 상승한 금액이다.

배우들의 개런티 상승으로 인해 방송사와 중소 제작사들은 심각한 부담을 겪고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OTT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제작비가 상승했지만,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제작사는 한정적이라 중소 제작사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상파 드라마 편성 수는 2020년 50편에서 2023년 30편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방송사와 제작사들의 OTT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도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한 작품들이 흥행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방영된 tvN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는 제작비 500억원이 투입됐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기대감이 과도하게 커진 탓에 오히려 작품에 대한 평가가 더욱 까다로워지는 역효과를 낳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7일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는 6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지며, 높은 제작비가 또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이처럼 작품의 흥행 여부와 무관하게 제작비 자체가 논란의 대상이 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OTT 플랫폼들이 제작비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잇따른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10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됐다. 이는 시즌1 제작비 253억원의 약 네 배에 달하는 규모다. 출연료를 제외하고도 1000억원 이상이 투입된 만큼, 국내 드라마 제작비의 전반적인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제작비 인플레이션은 이전부터 꾸준히 언급돼왔다. 지난 2012년 방영된 '아테네: 전쟁의 여신'은 당시로서는 이례적으로 200억원의 제작비를 기록하며 회당 10억원이 투입된 대작으로 주목받았다. 이후에도 제작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2023년 디즈니+에서 방영된 '무빙'은 550억원의 제작비를 기록하며 당시 최고 제작비 드라마로 화제를 모았다. 최근에는 인기 작가와 감독 역시 스타급 반열에 오르면서 작품 제작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진희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겸임교수는 "제작비 폭등은 콘텐츠 산업 특유의 '불확실성'과 맞물려 투자 위축을 초래하며, 드라마뿐 아니라 영상 콘텐츠 산업 전반의 근간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제작비 인플레이션은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돼 왔지만, 최근 OTT 중심의 제작 환경에서 그 부담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특히 현재의 인플레이션은 제작비 회수가 어려운 수준까지 치솟으며 업계 전반에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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