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제약·바이오업계가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대대적인 경영 개편에 나선다. 주요 기업들은 경영진 교체와 이사회 재편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배당 확대와 정관 변경 등을 추진하며 주주친화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 이사회 개편·경영진 교체…경영 체질 개선 박차
올해 주총에서는 주요 기업들의 경영진 변화가 두드러진다. 한미약품그룹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한 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김재교 메리츠증권 부사장을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이를 통해 '한국형 선진 지배구조' 확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사회 개편도 예상된다.
한미약품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기타비상무이사 3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됐지만 최근 형제(임종윤·임종훈 사내이사) 측 인사인 사봉관 사외이사와 권규찬 기타비상무이사가 자진 사임하면서 8명으로 축소됐다.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측 우호 인사로 분류되는 곽태선, 김용덕, 신유철 사외이사도 다음 달 임기가 만료된다. 총 5명의 공백이 생겨 이번 주주총회에서 논의가 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웅그룹도 이사회 재편에 돌입했다. 오는 26일 주총에서는 윤재춘 대웅 대표의 재선임과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유승신 헬릭스미스 전 대표 및 우종수 더블유사이언스 대표(전 한미약품 대표)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다뤄진다. 신약개발 전문가를 대거 영입해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JW중외제약은 함은경 총괄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추진한다.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함 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된다면 기존에 있던 신영섭 대표이사와 함께 각자대표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함 사장은 JW그룹에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최근까지 JW생명과학과 JW메디칼 대표이사를 겸직하다가 지난해 총괄 사장직 신설을 계기로 JW중외제약에 복귀했다.
삼진제약은 2019년부터 회사를 이끈 최용주 대표가 물러나고, 오너 2세인 조규석·최지현 사장이 공동대표로 회사를 이끌 예정이다. 삼진제약은 오는 21일 개최하는 정기 주총에서 최용주 대표이사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오는 14일 업계 주주총회의 막을 올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총에서 유승호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이호승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을 신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안건을 상정한다.
또한 상법 개정에 맞춰 '감사위원회 구성' 조항도 추가한다. 앞으로 감사위원회 위원의 선임은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로 하되,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수로 해야 한다.
◆ 주주환원 정책 강화…배당 확대
올해 주총에서는 배당 확대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셀트리온은 오는 25일 주총에서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기존 500원에서 750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총 1537억원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다.
유한양행 역시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돌파한 데 따라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450원에서 500원으로 확대하며, 총 375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GC녹십자홀딩스는 전년 대비 200원 늘어난 보통주 1주당 500원의 배당을 책정했으며, GC녹십자는 제약·바이오업계 최대 규모인 주당 1500원의 배당금액을 결정했다.
JW중외제약도 주주친화 정책을 확대한다. JW중외제약은 보통주 450원, 우선주 475원의 배당할 계획이다.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은 배당 정책을 보다 유연하게 운영하기 위해 ‘중간배당’ 조항을 정관에 추가했다. 이는 자회사인 일동제약에도 동일하게 적용했다.
◆사업 다각화·신사업 진출 본격화
정관 변경을 통해 신사업을 추가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는 제약사들도 눈에 띈다.
유유제약은 오는 27일 주총에서 동물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안을 주주총회에 상정한다. 동물의약외품, 동물건강기능식품, 동물용품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안국약품도 28일 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하고 '사료 제조 및 수입·판매업'과 '미용기기 제조·유통·판매업' 등 두 가지 사업목적을 추가할 예정이다.
신신제약 역시 건강기능식품 사업 확대를 위해 기존 ‘식품 첨가물 제조·판매업’에서 ‘식품, 건강기능식품, 식품 첨가물 제조 및 판매업’으로 사업목적을 변경한다.
한편, 오는 26일은 제약·바이오업계의 '슈퍼 주총데이'로, 다수의 기업이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주총을 여는 기업은 종근당, GC녹십자홀딩스·GC녹십자, 대웅·대웅제약, JW홀딩스·JW중외제약·JW생명과학·JW신약, 일동홀딩스·일동제약, 광동제약, 코오롱생명과학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총 시즌에서는 경영구조 개편, 사업 다각화, 주주환원 정책 확대가 주요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기업들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주주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