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일양약품의 다이소 건강기능식품(건기식) 판매 철수와 관련한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11일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일양약품의 다이소 건기식 철수와 관련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앞서 일양약품, 대웅제약 등 제약회사들은 다이소에서 3000~5000원 가격대 건기식을 선보였다. 부차적인 성분을 줄이고 패키징 등 비용을 최소화해 해당 제품의 가격을 크게 낮췄다. 기존 약국 제품과 성분 차이는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약국 대비 10분의 1 가격에 건기식을 구매할 수 있어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양약품의 다이소 건강기능식품 판매 철수와 관련한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 연합뉴스
그러나 약사들은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건기식 가격이 약국 판매 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것을 두고 반발했다.
약사 커뮤니티에서는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공급한 제약사의 일반의약품(OTC) 또한 불매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대한약사회도 지난달 28일 "유명 제약사가 수십 년간 건강기능식품을 약국에 유통하면서 쌓아온 신뢰를 악용해 약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생활용품점에 공급하는 것처럼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입장문을 냈다. 특히 지난해 12월 당선된 권영희 대한약사회장은 제약사 3곳을 만나 다이소 철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일양약품은 제품 출시 5일 만에 더이상 다이소에 건강기능식품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웅제약과 판매를 추진 중인 종근당건강도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제약업계 관계자들과 접촉해 권 회장이 제약사와 만나 나눈 대화를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다른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만약 대한약사회가 개별 약사들에게 다이소 납품 제약사들을 상대로 불매운동 등을 지시했다면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도 해당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약사집단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7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의 공정거래, 소비자 선택권에 악영향을 주는 약사회 주장 규탄한다'는 성명을 통해 "건기식은 의약품이 아닌 만큼 소비자는 자유롭게 구매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건기식은 성분, 함량, 원산지에 차이가 있고 기존 제품이 36개월 분량인 것과 달리 1개월분 단위로 판매해 가격 부담을 줄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명백히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부당한 조치"라며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합법적인 유통이 제한되는 것은 공정한 시장 질서를 해치고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U, 건강 식품 매출 137%↑..."제약사들과 협업 범위 확대"
한편, 다이소에 이어 편의점에서도 건기식 판매가 본격화된다.
11일 CU는 최근 편의점 건강식품 매출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특화점 확대와 함께 업계에서 가장 먼저 건강기능식품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건강 관리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편의점에서도 건강 관련 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부쩍 늘었다. 실제 CU 건강식품 카테고리의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을 살펴보면, 2021년 5.3%, 2022년 27.1%, 2023년 18.6%로 꾸준히 늘었다.

CU가 최근 편의점 건강식품 매출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특화점 확대와 함께 업계에서 가장 먼저 건강기능식품 도입을 추진한다. © BGF리테일
특히 작년에는 CU가 유한양행, 종근당 등 유명 제약사들과 함께 내놓은 여러 이중제형 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건강식품 매출이 1년 만에 137%나 껑충 뛰었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CU는 작년 10월 선제적으로 전국 매장 3000점을 건강식품 진열 강화점으로 선정하고 40여 종의 상품과 특화 진열대 등을 도입했다.
지난달 해당 점포들의 건강식품 하루 매출이 일반 점포 대비 3배 수준으로 높게 나타나자 CU는 올해 상반기 건강식품 특화점을 5000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특히, CU는 지난해 말 K-푸드 특화 편의점으로 오픈한 명동역점에 건강식품 특화 존을 마련해 피로 회복, 면역 케어, 이너 뷰티, 다이어트 등 건강기능식품을 포함해 30여 종의 관련 상품을 판매하며 건기식의 실수요를 모니터링 중이다.
비타민 츄어블, 리포좀 글루타치온, 혈당컷 다이어트 정제 등 다양한 영양 성분과 기능성을 강화한 제품들이 고객들의 이목을 끌면서 지난 2월 해당 점포의 건기식 하루 평균 매출은 도입 초기 대비 무려 4배 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 CU는 상반기 중 직영점을 중심으로 건기식 테스트를 확대하고 주요 제약사들과 차별화 제품 출시를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상품 라인업을 확정한 뒤 내년 상반기에는 전국 가맹점을 대상으로 판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CU는 지난달에 열린 2025 S/S 상품컨벤션에서 전국 CU가맹점주들에게 건강식품 시장 동향과 매출 동향, 판매를 위한 인허가 절차 등을 안내한 바 있다.
이처럼 CU는 본격적인 건강기능식품 시장 진출에 앞서 이달 업계 단독으로 동아제약의 건강식품 '비타그란' 4종과 '아일로 카무트 효소' 1종의 판매에 나선다.
비타그란 시리즈는 비타민을 비롯해 여러가지 필수 영양소를 다양한 형태로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팝핑스틱 샤인머스캣은 팝핑 캔디 같은 비타민C 분말 스틱이며 비타그란 젤리 포도맛은 비타민C, 비타민E, 아연 등을 젤리 형태로 만든 제품이다. 이 밖에도 비타C 츄어블 레몬정, 이탈리아산 유기농 레몬즙으로도 즐길 수 있다.
또한, 최근 건강식품 시장에서 효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아일로 카무트 효소도 출시한다.
해당 제품은 동아제약에서 엄선한 캐나다산 정품 카무트 브랜드밀을 유산균 4종으로 발효한 효소가 고함량으로 함유돼 있으며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의 분해 효소가 한 포에 모두 담겨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박형규 BGF리테일 가공식품팀 MD는 "편의점에서 손쉽게 건강식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이 크게 늘면서 시장 수요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건강 관련 제품들을 추가로 선보이게 됐다"며 "CU는 차별화된 건강기능식품을 선보이기 위해 전문 R&D 역량과 상품기획력을 갖춘 제약사들과 협업 범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