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액침냉각 기술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정유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모습이다.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이어 전기차 배터리 발열 문제를 해결할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액침냉각은 열이 발생하는 제품을 전기가 통하지 않는 냉각 플루이드(유체)에 직접 담가 열을 식히는 기술이다. 공기나 물을 활용하는 공랭식·수랭식보다 뛰어난 냉각 효과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더해 제품 손상 위험도 낮다.
우선 SK이노베이션(096770)의 윤활유 사업 자회사 SK엔무브는 SK온과 협력해 전기차 배터리 액침냉각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폐막한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에서 액침냉각 기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국내에서 전기차 배터리용 액침냉각 기술을 공개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SK엔무브와 SK온은 앞으로 2년간 개발 단계를 거쳐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액침냉각용 플루이드에 데이터센터 서버가 담겨 있는 모습. = 조택영 기자
전기차 배터리 액침냉각은 배터리 팩 내부에 냉각 플루이드를 순환시켜 열을 방출하는 방식으로, 배터리 성능을 개선하고 안전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다른 정유사들도 제품 상용화와 라인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 화재 우려가 큰 ESS도 액침냉각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에쓰오일(S-OIL, 010950)은 섭씨 250도 이상의 고인화점 액침냉각유 '에쓰오일 e-쿨링 솔루션'을 공개하고, 여러 기업과 액침냉각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작년 10월에 e-쿨링 솔루션을 출시했고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ESS, 나아가 전기차 배터리 쪽까지 진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도 액침냉각유 '킥스 이머전 플루이드 S'를 개발하고, 해당 제품을 세분화해 △데이터센터 △ESS △배터리 등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인 '엑스티어 E-쿨링 플루이드'를 개발, 현재 실증 작업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마켓앤마켓리서치는 지난해 5000억원 규모였던 액침냉각 시장이 2040년 약 42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GPU 쿨링과 전기료 감축 등을 위해 액침냉각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ESS 액침냉각 수요도 빠른 시일 내에 크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선박용 배터리 역시 쿨링을 위한 액침냉각 시험이 진행될 터라, 앞으로 액침냉각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