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관련해 갈등을 이어가던 HD현대중공업(329180)과 한화오션(042660)이 일시적 봉합에 들어갔다. 국가대항전 성격이 강한 해외 수주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다.
최근 방위사업청은 캐나다의 잠수함 도입 사업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원팀'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팀으로 구성해야 캐나다 해군의 요구조건을 충족할 수 있고, 최적의 조건을 제시할 수 있어서다. 또 조기 납품이 가능하다고도 덧붙였다.
현재 캐나다는 3000톤급 잠수함 8~12척을 도입하는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추진중이다. 사업 규모는 최대 60조원으로 추산된다.

한화오션이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종합학술대회에 참가해 전시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모형. ⓒ 한화오션
문제는 KDDX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수출 사업에선 협력하지만 집안싸움은 끝나지 않은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오는 17일 KDDX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을 사업분과위원회에서 심의할 계획이다. 이후 오는 4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KDDX 사업 결정을 앞두고 방사청은 최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관계자를 불러 협력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함정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되는데, KDDX 사업에서는 개념설계를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방사청은 기존 관행(기본설계 업체→상세설계·선도함 건조)을 유지하는 형태로 HD현대중공업이 계약을 맺되, 한화오션이 협력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방사청 중재로 수상함 수출 사업은 HD현대중공업이, 잠수함 수출 사업은 한화오션이 주도하는 데 뜻을 모은 것과 같은 비슷한 맥락이다. 일명 '주도-협력' 방식이다.
하지만 두 업체의 입장은 극명히 갈리고 있다. 한쪽은 관행대로 수의계약을, 다른 한쪽은 군사기밀 유출 논란도 있었던 만큼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 공동 개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방사청이 향후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해당 결정에 따라 더 강한 협력 또는 또다른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 갈등이 심해질수록 수출에서 경쟁력을 잃는 것은 당연하다"며 "방사청의 결정에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