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홈플러스 유동화 전자단기사채를 샀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민태 기자
[프라임경제]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에 대해 법원이 개시 절차를 결정하면서 홈플러스 카드대금채권을 유동화한 전자단기사채(이하 ABSTB·유동화 전단채)를 샀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상거래채권 인정을 촉구했다.
홈플러스 ABSTB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12일 오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비대위는 "유동화 전단채는 홈플러스 물품구입을 위해 우리에게 팔았던 상거래채권"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회생절차 개시결정 직전에도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는 특수목적법인(SPC)를 통해 전단채 820억원을 발행했고, 홈플러스의 물품 구입대금으로 제공했다"며 "부실 징후가 이미 드러났음에도 카드사와 홈플러스는 알면서도 물품 구매를 위해 직접 전단채와 CP(기업어음)를 발행해 치밀하게 회생 개시 전 자금 모집계획을 모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가입한 홈플러스 유동화 전단채는 홈플러스가 물품구입 대금지급을 위해 현대카드, 롯데카드, 신한카드를 통해 발행한 3개월 만기 단기채권이다. 유동화 전단채는 홈플러스 신용위험에 연동돼 신용등급은 낮다. 하지만 그만큼 고금리를 제공하는 만기 3개월 상품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유동화증권은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가 발행한 3739억원 △에스와이플러스제이차가 발행한 281억원 등 총 4019억원 규모다. 업계에서는 이중 약 3000억원의 물량이 소매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에 모인 투자자들은 20여명으로 이들의 전체 피해 금액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홈플러스가 상품 판매 후 대금을 카드사에 지불하면 최종 반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며 "일반 금융상품처럼 단순 금융이익 투자를 한 것이 아닌, 홈플러스와 카드사의 신용을 믿고 거래한 상거래 채권과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전단채는 물품구매를 위한 채권이므로 상거래채권으로 분류돼야 하는 것이 맞다"며 "심지어 홈플러스와 카드사들은 안정적으로 거래했는데 피해자들은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