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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본코리아, 된장·마늘에 이어 '도소매업 중소기업' 편법 논란

"골목상권 살린다더니"…대기업 외식업체 규제 피해가

배예진 기자 | byj2@newsprime.co.kr | 2025.03.13 16:05:36
[프라임경제] 더본코리아(475560)가 각종 논란이 이어지면서 최근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과거 2018년과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도 떠올리며 방송인 백종원 대표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 더본코리아

더본코리아는 올 새해부터 '빽햄' 논란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설 명절을 앞두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 '한돈 빽햄 선물세트'를 정가 대비 45% 할인 판매한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높은 가격 책정에 할인율을 높이고 그에 반해 돼지고기 함량은 경쟁사보다 적어 소비자들에게 비난받았다.

백종원 대표는 이후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해명 영상을 올렸다. 백 대표는 "후발 주자라 생산 단가가 높아 원가 차이가 크게 난다"며 "고기 함량은 원가로 따지면 100원이 안 된다. 100원 아끼자고 고기 함량을 줄이겠냐"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계속된 논란에 현재 더본코리아는 자사 쇼핑몰에서 '빽햄 선물세트'를 판매 중단했다.

ⓒ 더본코리아

이어 더본코리아 산하 프랜차이즈 연돈볼카츠가 출시한 과일맥주 '감귤오름'의 감귤 함량이 타사 대비 낮다는 지적도 연이어 제기됐다. 성분표를 보면 500㎖ 캔에 감귤 착즙액 0.032%(약 0.16㎖)가 함유됐다. 감귤 1개당 120~135㎖의 착즙액이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감귤 하나로 맥주 750캔을 만들 수 있다. 더본코리아는 감귤 단맛의 대체제로 인공감미료 에리스리톨과 포도당으로 채웠다.

더욱 논란이 된 점은 해당 제품이 더본코리아가 '지역 농가 상생 도모' 취지로 지역 특산물을 이용해 만들었다고 홍보했기 때문이다. 

더본코리아는 "첫 기획 의도에 맞게 맛과 여러 측면을 고려해 적절한 함량으로 레시피 개발했다"며 "실질적으로 감귤 농가에 도움이 되자는 취지도 있으나 소비자들에게 제주 특산물을 알리려는 목적을 위해 제품명에 지역명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 더본코리아

이어 원산지 논란에도 휩싸였다. 지난 11일 아시아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충남 예산 더본코리아 백석공장에서 생산하는 '백종원의 백석된장'이 수입산으로 제조되고 있었다. 중국산 개량 메주된장, 미국·캐나다·호주산 대두, 미국·호주산 밀가루였다. 

문제는 더본코리아가 이 제품을 그간 국산으로 홍보한 데다, 백석공장의 위치가 농업진흥구역이므로 수입산을 쓸 수 없다.

농지법 시행령 29조에 따르면 농업진흥구역에서는 가공·처리 시설을 지을 수 없다. 예외적으로 국내산 농수산물을 가공하는 시설은 허용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농지법 제59조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5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국민신문고에는 백종원 대표와 더본코리아 백석공장 농지법 위반 혐의로 민원이 잇따라 올라왔다. 또한 민원인은 추가로 백석공장은 농지전용 허가 없이 가설건축물(비닐하우스 2개 동)을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에 더본코리아 측은 "가설건축물을 '농업용 고정식 온실'로 사용했고 농지를 온실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농지전용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일부 공간을 창고처럼 사용했고 이 부분이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련 법령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점은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 더본코리아

더본코리아는 농지법 위반 논란이 식기도 전에 원산지 표기 논란이 한 번 더 발생했다. 더본코리아의 산하 프랜차이즈 브랜드 한신포차가 판매하는 '한신포차 낙지볶음'이 문제였다. 더본코리아는 해당 제품을 국내산 대파, 양파, 마늘을 사용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스포츠경향의 취재 결과, 제품은 중국산 마늘을 사용하고 있었다. 주재료인 낙지도 베트남산이었다.

이에 더본코리아는 자사몰 해당 제품 페이지를 일시적으로 닫고 원산지 정보를 수정했다. 더본코리아는 입장문을 통해 "현재 내용을 수정했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지했다.

연이어 터지는 논란에 소비자들은 더본코리아의 기업 분류에 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더본코리아는 가맹점에 대한 상품 판매 비율이 높은 매출 특성 탓에 '도소매업'으로 분류돼 있다. 아울러 도소매업의 경우 3년간 평균매출액 1000억원 이하 시 중소기업으로 적용된다. 

반면 음식점업을 하는 대기업 외식업체들은 매출액 400억원이 넘어갈 시 규제 대상이 된다. 하지만 더본코리아는 높은 매출액에도 도소매업으로 분류되기에 대기업 외식업체 규제를 빠져나갈 수 있었다.

대기업 외식업체 규제는 영세업자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권고안이다. 하지만 더본코리아는 중소기업이라는 간판을 달고 그동안 백종원 대표를 앞세워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 촬영과 프랜차이즈 사업 무한 확장을 해 온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부 소비자들은 "이렇게 법에 대해 잘 알면서 왜 농지법은 몰랐냐"며 "편법을 써서 이미지 메이킹을 해 온 것이냐. 골목상권 살리기가 아닌, 죽이기였다"고 비난했다.

2018년 10월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는 2018년 국정감사 때부터 제기된 문제다. 당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국정감사에서 백종원 대표는 "법대로 해서 그런 것"이라며 해명했다.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더본코리아는 공모가 산정 방식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기업가치 산출을 위한 비교기업 선정에서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이 아닌, 식품제조유통 전문 기업을 포함했기 때문이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더본코리아가 공모가 산정을 위해 유사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대입하는 상대가치법을 사용했는데, 프랜차이즈 기업의 예가 없어 식품제조 유통 전문기업을 대입해서 PER 평균을 15.78배로 과하게 책정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본코리아의 50개 브랜드 중 지금 살아남은 브랜드는 절반 정도"라며 "그런데 25개 브랜드 중에서도 점포 수가 10개가 안 되는 브랜드가 8개다. 실질적으로 사업 실패 가맹점주가 훨씬 많은 것"이라고 첨언했다.

이에 강석천 더본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는 "비교기업 선정에 관해 단적으로 진행한 것이 아닌, 주관사들과 협의해 진행한 것이라 문제없다"며 "비교기업 4개 사 평균 대비 더본코리아의 최근 3개년 매출액 성장률이 더 높은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중소기업으로 분류된 더본코리아는 공모가 책정 당시에는 비교기업으로 △CJ씨푸드 △대상 △풀무원 △신세계푸드를 선정한 것이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6일 공모가 3만4000원으로 시작해 상장 당일 오전 한때는 6만4500원까지 치솟았다. 거기에 넷플릭스 프로그램 '흑백요리사'까지 대박 나면서 더본코리아는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밴드 최상단이었던 2만8000원을 약 21%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했다.

하지만 연속된 논란으로 현재 더본코리아 주가는 상장 당일 최고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반토막 났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전일 대비 500원(1.75%) 오른 2만9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더본코리아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3일과 4일에 연달아 52주 신저가를 기록했고, 그저께는 2만825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또다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더본코리아의 공모가를 산정할 당시 해외 사업 확장에 대한 가치가 일정 부분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결국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여러 논란을 해소하고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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