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일반·시중은행 계열 카드사를 가리지 않고 상승하고 있다. = 김정후 기자
[프라임경제]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일반·시중은행 계열 카드사를 가리지 않고 상승하고 있다. 카드론 등 대출상품 증가에 연체율이 상승했음을 금융당국도 인지, 관리목표 제출을 요구하는 상황이라 카드사들은 사업 다각화에 나설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은행연합회는 지난해 국내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3.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대비 0.3%p 상승한 것이다. 신용카드 대란이 벌어졌던 2004년 4.1% 이후 가장 높은 수치기도 하다.
이 발표에서 언급된 일반은행이란 카드사업을 분사한 시중은행을 제외하고 여전히 카드사업을 겸영하는 은행(지방은행 포함)을 말한다.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은 코로나19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2021년 1.8% △2022년 2.0% △2023년 2.8%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3.1%까지 오르며 3년 연속 증가했다.
신용카드 대출은 은행권보다 대출 문턱이 낮아 신용점수가 낮은 서민층이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가 지속되면서 중·저신용자들의 재정 부담도 가중되자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의 대출 심사가 강화되면서 신용도가 낮은 차주들이 카드론에 몰린 만큼, 일반 은행뿐만 아니라 전체 카드업계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전업 카드사의 올해 1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73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한 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 등 카드사들의 연체율 평균은 전년 동기 대비 0.12%p 상승한 1.38%로 집계됐다.
금융당국도 카드론 증가에 따라 연체율도 상승하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말 일부 카드사들에게 2025년 카드론 등 대출상품에 대한 관리목표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올해부터 대출 상품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이들이 카드론 비중을 높인 이유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신판 수익 저하라는 점에서 고심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론이 서민들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온 만큼 총량제 등 일괄 규제보다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접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카드론을 줄이라는 당국 메시지는 분명하기에, 올해 카드사들은 간편결제 시장에서 발을 넓히거나 데이터 사업 다각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