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우리금융그룹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우리은행이 추진 중인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여부를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하기로 결정하고, 금융위에 이번 주 내 통보하기로 했다.
이번 등급 하향은 내부통제 부실과 리스크 관리 실패가 꼽힌다. 손태승 전 회장 관련 2000억원대 부당대출 및 정기검사 시 대규모 부실대출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정기 검사 결과 발표 직후 “부실한 내부 통제나 불건전한 조직문화에 대해 상을 줄 생각은 없다”며 등급 하향 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는 리스크관리(40%), 재무상태(30%), 잠재적 충격(30%) 등 크게 3가지 부문으로 분류된다. 우리금융은 내부통제 등을 다루는 리스크관리 부문과 자회사관리 등을 다루는 잠재적 충격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이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받게 되면서 동양·ABL생명 인수·합병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3등급을 받는다고 보험사 인수가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다. 최종 승인 여부는 금융감독원의 평가 결과 등을 토대로 상급 기관인 금융위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경영실태평가 2등급 이상 기준에 미달한 경우에도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 정리 등을 통해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 금융위가 인정할 경우 자회사 편입이 가능하다.
앞서 금융위가 지난 2004년 당시 경영평가등급이 3등급이던 우리금융의 LG투자증권 인수를 승인한 전례도 있다. 우리금융은 설사 금융당국이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3등급으로 통보하더라도 재무 비율 등 경영 건전성 개선을 조건으로 인수를 최종 승인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또한 롯데손보, AXA손보 등 매물이 쌓여 있고, 동양생명·ABL생명을 인수할 후보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금융위가 결국 인수를 승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위는 법 절차대로 심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이 이번 주 경영실태평가 등급과 자회사 편입 심사 안건을 금융위에 전달하면, 금융위는 이를 수정·보완한 후 안건소위원회 및 정례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참고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다만 경영실태평가 등급만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고, 전반적인 금융사의 재무상태나 시장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