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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자금·생계와 직결된 돈" 홈플러스 전단채 투자자들의 눈물

野 "MBK파트너스 사전 계획적 회생신청 '사기적 행위'로 봐야"

배예진 기자 | byj2@newsprime.co.kr | 2025.03.17 16:55:19
[프라임경제] 홈플러스가 발행한 유동화 전단채(ABSTB) 투자 피해자들이 "서민들의 노후자금과 생계자금이 사실상 사라졌다"며 절박한 심경을 호소했다. 

피해자들은 홈플러스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사전 계획적 회생신청을 '사기적 행위'로 규정하며 엄정한 책임을 촉구했다.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ABSTB) 피해자 긴급 간담회' 현장. =배예진 기자


17일 국회에서 열린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긴급 간담회'에서 피해자들은 금융채권 투자로 빚어진 심각한 피해 상황을 직접 증언했다. 이날 간담회는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함께 진행됐으며, 피해 대책 마련에 대한 절박한 호소가 이어졌다.

이의환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대책위 상황실장은 "유동화 전단채는 일반적인 결제 구조와 달리 투자자만 피해를 입는 구조"라며 "홈플러스와 MBK는 이미 유동화 전단채 발행을 사전에 알고 있었음에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회생법원으로 직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2075억원, 총 676명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 돈은 투자자들의 노후자금, 회사 운영비, 급여 등 생계와 직결된 돈"이라며 울분을 토로했다.

실제 피해자들의 증언은 더욱 절박했다. 40대 중소기업 운영자인 A씨는 "직원들 월급과 사무실 월세 등 회사 운영자금을 마련하고자 투자했지만, 지금은 회사가 무너질 위기"라며 "홈플러스는 장사를 계속하면서도 투자금은 돌려주지 않고 있다. 매일 남편과 울며 길바닥에 앉을 걱정을 하고 있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70대 피해자인 황인성씨는 "30년간 직장생활로 모은 돈을 전단채에 투자했는데, 10년 동안 10%도 못 받게 됐다"며 "홈플러스와 MBK가 노인들의 노후자금까지 빼앗아 갔다"고 분노했다. 이어 "죽기 전까지 돈을 다 돌려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고심하다가 이 자리를 빌려 용기 내서 고백한다"며 "45년간 직장생활을 해서 모은 퇴직금과 딸아이가 열심히 일해서 번 결혼자금을 모두 잃었다"며 "딸아이 얼굴도 지금 미안해서 못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피해자들은 홈플러스가 유동화 전단채를 판매한 뒤 돌연 회생 절차를 밟은 점에서 사기성을 의심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홈플러스가 단순한 회생절차를 밟은 게 아니라 의도적인 사기적 돌려막기 구조로 보인다"며 "금융당국은 김병주 MBK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신속히 취해야 한다. 이 사건은 최소 2조원의 사재출연이 필요하다"며 김 회장과 MBK의 책임을 재차 지적했다.

김남근 의원 역시 "보통 회생 신청까지 2달 이상 걸리는데,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하락 후 불과 4일 만에 회생을 신청했다"며 "회생을 준비하면서 채권을 판매했을 가능성이 높다. 사전에 피해를 인지하고도 판매를 지속한 정황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번 피해자들은 금융권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여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할 상황"이라며 "유동화 전단채 발행 규모가 4000억원을 넘고, 그중 대부분이 사전에 알고도 발행된 것으로 보인다. 형사적 책임이 반드시 따를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 대책위는 이번 사태를 두고 "MBK가 홈플러스의 수익을 다 빼먹고 법원에 버리고 간 행태"라고 규정하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대책위 측은 "우리는 돈 놀이를 한 게 아니다. 절실한 노후자금과 회사 운영자금을 안전하다고 믿었던 홈플러스와 금융사들에 투자한 것뿐"이라며 "정부와 국회, 금융당국이 나서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사모펀드 사태와 유사한 구조적 문제로 보고 적극적인 국회 대응과 현안질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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