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기자수첩] 취업 대신 알바 '프리터족의 궁금한 기준'

 

정관섭 기자 | jks@newsprime.co.kr | 2025.03.20 10:52:10
[프라임경제] "취업 안 하고 아르바이트(알바)하면서 살 거다." 이는 필자가 친구들에게 안부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일명 '프리터족'이다. 취업을 포기하고 알바만 하며 사는 이들을 의미한다. 일본에서 유래한 사회 용어다. 단기 또는 중장기 알바로 생활을 이어가는 사람을 뜻한다.

당시 친구 A는 "취업이 안돼서 알바를 시작했는데 먹고살 만해서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친구 B는 "평생 알바만 하고 살 수는 없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프리터족인 친구 A는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어도 떨어지는데 방법이 없지 않냐"며 오히려 화를 냈다.

여기서 의문이 들었다. 현재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그래서 필자는 친구 A에게 말했다. "눈을 조금만 낮춰볼 수는 없냐", "이력서를 낼 때 기업이 원하는 스펙을 갖췄냐"고.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올해 2월에 밝힌 '2025년 중소기업 10대 이슈'에 따르면 중소규모(300인 미만) 사업체의 산업기술인력 부족률은 3.0% 수준이다. 대규모(500인 이상) 사업체의 0.4%와 비교해 약 8배 정도 높다.
 
그런데도 취업이 안 된다고 호소하는 청년이 많다. 문제는 애매한 스펙과 학력으로 △대기업 △금융기업 △공공기관 등 높은 연봉과 복지 수준, 안정적 조건을 갖춘 기업에만 지원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취업 조건은 까다롭다. 기업이 원하는 최소한의 기준과 스펙을 맞추지 않는 한 입사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에 경기 불확실성과 내수 침체는 대기업마저 취업문을 좁히게 만들고 있다. 신입 직원보단 경력직 위주의 채용을 선호한다. 취업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HR테크 기업 원티드랩에서 발표한 '2025 채용시장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제 기업 인사담당자 10명 중 6명은 4~7년 차 이상의 실력 있는 경력직을 집중적으로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취업을 포기하고 알바만 하고 사는 프리터족의 증가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최저시급은 시간당 1만30원이다. 지난해 9860원보다 170원(1.7%) 인상됐다. 월 209시간 근무 시 약 21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혼자 생활을 한다면 먹고 사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8월 기준 20대 임금근로자는 338만9000명이다. 20대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43.1%다.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다. 특히 20대 비정규직 중 시간제 근로자는 81만7000명에 달한다.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프리터족의 증가는 경제적 빈곤과 노후 문제 등 사회적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시간과 삶의 자유도는 증가할 수 있지만 경제적 자유로부터 멀어지게 되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알바만으로 생활을 하다 보니 많은 프리터족은 결혼을 포기하고 있다. 이는 심각한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를 가속화시킨다.

국내 취업자 수는 저출생, 고령화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프리터족의 증가는 국내 핵심 경제활동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질게 분명하다.

눈이 높은 청년들이 '자신감'과 '자존감'의 차이를 분명히 인식했으면 한다. 자신감은 '자신을 믿는 것'이지만, 자존감은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근거가 부족한 자신감은 '자만감'으로 변질될 수 있다. 자존감을 우선시하고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생각보다 취업문은 다양하게 열려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네티즌 의견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 300자 이내 / 현재: 0 자 ] ※ 사이트 관리 규정에 어긋나는 의견글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현재 총 ( 0 ) 건의 독자의견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