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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생존전략 '외국인 금융'…시중은행에 밀리네

대출 60% 증가에도 높은 부실 리스크…건수 비해 소액대출 대부분

박대연 기자 | pdy@newsprime.co.kr | 2025.03.20 16:14:55

지방은행들이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해 전용 대출 상품 출시, 다국어 상담 서비스 확대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 픽사베이


[프라임경제] 지방은행들이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구 감소로 인해 지역 내 금융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외국인 금융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방은행들은 외국인 전용 대출 상품 출시, 다국어 상담 서비스 확대, 이동 금융센터 운영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과의 경쟁, 높은 대출 금리로 인한 리스크 관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20일 금융권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약 262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5%를 차지한다. 특히 지방의 외국인 증가 속도는 수도권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5년간 △전남 62.5% △전북 40.7% △경북 30.9% △경남 29.6% 등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 지방은행, 외국인 고객 증가세에 특화 금융 강화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 다문화 가정이 주요 고객층으로 떠오르면서 지방은행들은 이들을 위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기존 시중은행 대비 신속한 대출 심사, 외국인 친화적인 금융 환경 조성 등이 주요 전략으로 꼽힌다.

BNK경남은행은 지난해 10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K 드림 외국인 신용대출'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E-7(특정활동) 또는 E-9(비전문취업) 비자를 소지하고 1개월 이상 재직 중인 외국인을 대상으로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또한 울산대학교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경남대학교 등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이동 금융 서비스를 운영하며 입출금통장 개설, 체크카드 발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BNK부산은행은 외국인 고객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 4개(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였던 화상상담 창구(디지털데스크) 지원 언어를 우즈베크어, 네팔어, 벵골어까지 추가했다. 또한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북은행은 외국인 금융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지방은행이다. 지난 2016년 'JB브라보 코리아 패키지'를 출시하며 외국인 대상 비대면 대출 및 전자금융 서비스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부산·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이동 금융라운지를 운영해 은행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외국인 전용 대출 잔액이 4000억원을 넘어섰으며, 올해 1조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광주은행도 광주·전남 지역 최초로 외국인 전용 금융센터를 개점했다.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높은 광주 흑석동에 개설된 이 센터는 환전·송금뿐 아니라 대출과 예금 등 다양한 금융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 시중은행 대비 작은 대출액…고금리 대출로 인한 리스크도 '숙제'

지방은행들의 외국인 금융시장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시중은행들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시중은행들도 앞다퉈 외국인 대상 비대면 계좌 개설, 해외 송금 서비스, 외국인 전용 보험 상품 등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외국인 대상 대출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 1월 외국인 차주 수는 7만9524명으로 2022년 말 4만9902명 대비 60% 증가했다. 차주 수가 많아지면서 대출 건수는 5만6497건에서 8만6513건으로 늘어났고, 대출 금액도 4조300억원에서 4조8678억원으로 증가했다.

눈여겨 볼 점은 지방은행이 시중은행보다 대출 건수에서는 앞서고 있지만 대출 금액은 낮다는 점이다. 지방은행의 대출 건수는 올해 1월 말 기준 4만8337건으로 시중은행 3만582건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대출 금액은 전체 외국인 대상 대출액 4조8678억원 중 시중은행이 3조6342억원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지방은행은 5125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지방은행은 소액 대출을 통해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대출 금리가 높아 부실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방은행들이 판매하는 외국인 대상 신용대출 금리는 6~18%대로 내국인보다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 차주의 대출 연체율이 증가하는 것도 문제다. 지난 2022년 말 1603억원이었던 외국인 부실 차주 규모는 지난 1월 1826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외국인 대출 시장에서 보다 정교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 지방은행, 지속 가능한 외국인 금융 전략 필요

지방은행들이 외국인 금융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지만, 시중은행과의 경쟁 속에서 차별화된 전략이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단순히 대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외국인 고객이 안정적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지방은행 생존 전략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인 금융시장은 지방은행 생존 전략의 핵심이지만, 단기적인 수익 모델로 접근하면 한계가 명확하다"며 "외국인 고객이 장기적으로 은행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 교육, 다국어 지원, 해외 송금 및 보험 서비스 등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인 특화 금융 서비스가 지속 가능한 모델로 자리 잡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당국과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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