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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CVC 투자 위축…"대기업 스타트업 투자 1/5 감소"

"정책이 발목 잡는다"…규제 부담에 중견기업도 투자 '갈팡질팡'

김우람 기자 | kwr@newsprime.co.kr | 2025.03.20 20:57:10
[프라임경제] 국내 CVC(기업형 벤처캐피탈) 투자가 글로벌 흐름과 반대로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스타트업 투자 대비 CVC 투자 비중 ⓒ 스타트업얼라이언스


19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센터장 이기대)는 '2024 한국의 CVC들: 현황과 투자 활성화 방안' 리포트를 발간했다.

리포트는 국내 대기업 중심의 CVC 투자가 2022년 대비 1/5 수준으로 축소됐다고 경고했다. 사내 부서형 CVC 투자도 무려 1/10 수준으로 급감해 업계 전반에 위기의 신호가 켜졌다.

이번 리포트 연구책임자는 강신형 충남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맡았다. 분석에는 스타트업 데이터베이스 플랫폼 더브이씨(The VC)가 활용됐다.

CVC는 대기업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모험자본(Venture Capital)과 이를 운용하는 조직을 의미한다. 세계 시장에서는 CVC 투자가 빠르게 회복 중이지만, 한국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리포트에 따르면, 2024년 국내 CVC 투자 금액은 전체 스타트업 투자의 32%를 차지하며 글로벌 평균(26%)과 미국(29%)보다 높았다. 반면, 투자 규모 자체는 감소세를 보였다. 글로벌 CVC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10%, 미국은 24% 증가했지만, 국내는 9% 감소했다.

특히 대기업의 투자 감소가 심각한 수준이다. 2022년과 비교해 2024년 대기업 CVC 투자 금액은 1/5 수준으로 축소됐다. 사내 부서형 CVC 투자 금액은 1/10 수준까지 급감했다.

단순한 경기 침체 때문이 아니라, 대기업들이 전략적 투자 성과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적극적인 투자를 피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 동력이 급격히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반면, 중견기업의 CVC 투자는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2024년 중견기업의 CVC 투자 비중은 59%까지 확대됐다. 크래프톤과 엔씨소프트 같은 주요 중견기업들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하지만 대다수의 중견기업은 스타트업 정보 부족과 협업 파트너 발굴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CVC의 투자 행태도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술 선점과 옵션 확보를 위한 초기(시드) 투자가 활발했다. 최근에는 후기(시리즈 B·C 이상)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단순 기술 확보를 넘어 실질적인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별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바이오·의료·헬스케어 분야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게임, 모빌리티, 금융, 콘텐츠 산업이 주요 투자 대상이었으나, 금융 분야는 2024년 Top 10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반면, 엔터프라이즈·보안, 음식·외식 분야는 꾸준히 투자 순위권에 포함되며 안정적인 투자 흐름을 보였다.

리포트는 국내 CVC 생태계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내부서 CVC에 대한 정책적 지원 확대 △독립법인 CVC의 오픈이노베이션 연계 △중견기업 중심의 CVC 활성화 △투자 행위 제한이 아닌 관리·감독 및 공시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 CVC의 행위 제한 규제가 대부분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오히려 대기업보다 중견기업이 더 큰 규제 부담을 안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기대 센터장은 "글로벌 고금리가 닥치면서 대기업들의 사내 투자 조직이 사실상 작동을 멈췄다"며 "CVC 정책도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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