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chatGPT로 생성한 이미지.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이 이달 들어 크게 감소했다.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고점이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신한·국민·하나·우리)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20일 기준 541억6529만달러로 전월 동일 대비 29억1015만달러가 줄었다. 한 달 새 한화로 약 4조2605억원이 사라진 셈이다.
이러한 감소세는 엔화예금에서도 나타났다.
4대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20일 기준 8643억8393만엔이다. 지난달 같은날 잔액인 8907억1410억엔과 비교해 263억3018만엔(한화 약 2577억927만원)이 증발했다.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감소세는 올해 초부터 이어지고 있다. 농협은행을 포함한 5대 은행 기준 달러예금 잔액 감소폭(전월 대비)은 1월 2억6804만달러, 2월 35억2276만달러 순으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엔화예금 감소세는 더욱 가파르다. 5대 은행 기준 엔화예금 감소폭은 2월 기준 1603만엔에 불과했지만, 이달의 경우 4대 은행 집계 기준으로만 살펴봐도 263억3018만엔에 달한다.
은행권은 외화예금 감소세의 주요 원인으로 수출 결제대금 수요와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을 꼽는다.
통상적으로 기업들은 매 분기 말이 다가오면, 예금에 보유 중인 외화를 수출 결제대금으로 사용한다. 올해 1분기 말이 가까워지면서 이번에도 기업들의 결제대금 수요가 증가해 외화예금 잔액이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환율 지속도 외화예금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달러·엔화 환율이 모두 고점을 찍고 횡보하자 이익을 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전일보다 3.8원 상승한 1462.7원을 기록했다.
일본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은 이날 주간 거래 종가 기준 981.14원이다. 1년 전 환율인 887.17원과 비교해 93.97원 상승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달러와 엔화는 외화예금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통화"라며 "두 통화 모두 최근 고점에서 횡보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이를 고점으로 판단한 투자자가 많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동결했음에도 불구,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달러 자금을 정리하려는 움직임도 있다"며 "반면, 일본은행은 지속적으로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빠져나간 자금이 향후 엔화예금으로 다시 유입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