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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50년을 이겨낸 혈연의 끈... 덴마크 입양인, 경찰 도움으로 외가 재회

"기록도, 흔적도 없던 친모" 천안동남경찰서 류병훈 팀장의 집념 이룬 감동 실화

오영태 기자 | gptjd00@hanmail.net | 2025.03.22 11:32:59
[프라임경제] 충남 천안동남경찰서는 지난 2월21일 오전 11시경 50년 전 덴마크로 입양된 양신애(52) 씨가 경찰의 끈질긴 노력 덕분에 외가 가족과 재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비록 친모는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 덕분에 가족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 충남경찰청


전북 정읍경찰서에 따르면, 양 씨는 경찰서를 찾아 친모를 찾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1977년 네 살 때 동생과 함께 덴마크로 입양돼 자랐다. 하지만 그는 오랫동안 가족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3년 친부를 찾았으나 친모를 찾지 못했고, 2017년 유전자 등록을 통해 실마리를 찾으려 했다.

그의 사연을 접한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충남 천안동남경찰서 류병훈 실종수사팀장에게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이 확보한 단서는 친모 전명옥(75세·사망) 씨의 이름과 충북 청주 출신이라는 정보뿐이었다. 이에 경찰은 출생기록과 전산을 조회했으나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류 팀장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직접 현장 조사에 나서며 단서를 찾던 중, 한적한 거리에서 문이 닫힌 이발소를 발견했다. 주민들의 증언을 통해 과거 이발소를 운영했던 전씨 성을 가진 여성을 특정했고, 생년월일 조회 범위를 확대해 다시 전산을 검색한 결과, 전 씨가 사망자로 등록된 사실을 확인했다.

다음 날 류 팀장은 직접 청주로 향해 탐문 조사를 벌였고, 마침내 전씨의 가족을 찾아냈다. 조사 결과, 신애 씨의 어머니는 실제 출생연도보다 2년 앞당겨 호적이 등록돼 있었고, 2021년 세상을 떠난 것으로 밝혀졌다.

가족들의 증언에 따르면, 전 씨는 남편의 폭행과 외도로 인해 집을 떠났고,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두 딸을 입양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전 씨는 아이들이 입양된 사실조차 알지 못한 채 오랫동안 찾으려 했으나 결국 만나지 못했다.

이번 사례는 천안동남경찰서 류병훈 팀장의 집념이 해외입양인의 가족 찾기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류 팀장은 "입양인들의 가족 찾기는 단순한 신원 확인이 아니라, 한 사람의 정체성과 뿌리를 되찾아 주는 의미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해외입양인 가족 찾기 지원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적극적인 행보가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해외입양인들이 자신의 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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