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글로벌 경기 침체 △중국발 공급 과잉 △국내 수요 둔화로 어려움을 겪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현대제철(004020)이 봉형강 제품을 생산하는 인천공장 내 철근공장 전체를 내달부터 한 달간 전면 셧다운(운영 중단)하기로 했다.
철근공장의 전체 생산라인을 전면적으로 멈춰 세운 것은 창사 이래 이번이 처음인데, 단순한 정기 보수가 아닌 시황 악화로 인한 감산 조치라는 게 현대제철의 설명이다.
최근 현대제철은 이를 두고 "당장의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시장 정상화를 위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인천 철근공장 셧다운을 통해 봉형강 시장을 안정화하고, 적자 누적 상황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인천공장에서 철근과 형강을 생산한다. 이 중 철근과 형강의 연간 생산 캐파는 각각 150만톤, 200만톤이다.
우선 4월 간 인천 철근공장 생산을 멈춘 뒤, 국내 철근 재고가 감소하는 등 시장의 공급 과잉이 완화할 때까지 감산 조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철강 업계 안팎에서는 주요 제강사들의 출하·생산 조정 조치에도 불구하고, 철근 시장의 수요 부족으로 인한 가격 하락과 저가 출혈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봉형강 최대 공급사인 현대제철이 한 달 동안 철근 공장 가동을 멈추면 단기적으로는 공급 과잉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봉형강은 △건설 △기계 △자동차 △조선 △에너지·플랜트 산업 등에 두루 쓰이는 기초 철강 소재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근 시장 위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내포돼 있지만, 우선 감산으로 수급 균형을 맞추는 것이 최우선이다"라며 "강도 높은 감산 정책으로 수급 안정화가 이뤄지면 4월 이후 가격 반등의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최근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임원 급여를 20% 삭감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하는 등 극한의 원가 절감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희망퇴직은 내달 18일까지 실시하는데, 만 50세 이상의 △일반직 △연구직 △기술직 직원이 그 대상이다. 희망퇴직자는 정년까지 남은 연봉의 50%를 위로금으로 받고, 자녀 한 명당 학자금 1000만원씩 최대 3명분을 받는다.
이 외에도 현대제철은 노사 대립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9월부터 임단협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노사는 성과급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그룹 내 최고 수준을 요구 중이다. 노조의 계속된 파업으로 현대제철의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