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형준 부산시장이 언론사 기자들 앞에서 긴급 민생 프로젝트에 관해 설명하는 모습.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부산시가 내건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도시' 슬로건이 무색해 졌다.
부산언론인연합회(이하 부언련)가 ㈜유앤미리서치에 의뢰해 3월25일과 26일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박형준 부산시장의 시정운영에 대해 부산시민 46.6%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긍정은 41.1%였다.
특히 청장년세대에서 부정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18세~29세가 부정 평가 60.9%, 긍정 평가 21.7% △30대는 부정 46.1%, 긍정 36.3% △40대에서는 부정 73.2%, 긍정 21.4% △50대에서는 부정 55.9%, 긍정 36.0%이다. 또 60대는 긍정 58.9%, 부정 31.4% △70대 이상에서는 긍정 64.6%, 부정 17.6%로 나타났다.
비록 예방적 성격이지만 이번 조사에서 박 시장은 도시 성장 주역인 젊은 층에서 공감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년층 지지 역시 전통적인 보수 텃밭이라는 점에서 그리 안도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박 시장은 전임 시장들과 비해 도시디자인에 공을 들였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보라색 계열에 세련된 도시 로고 'busan is good'이 대표적이다. 또 '부산 글로벌 허브 도시 특법법 제정', '산업은행 이전', '북항 개발'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엑스포 실패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고, 비상계엄 사태로 중도층 이탈을 촉발했다.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기업 유치에는 뚜렷한 성과를 내질 못하고 있다.
국내 정국 불안과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가뜩이나 체질이 허약한 부산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쌓여만 가고 기존 부동산 시세 하락 폭은 눈에 띄게 빠지는 추세다. 영세상인들과 중소기업 비롯해 서민들에 한숨이 날로 깊어진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MOU 시장'이라는 차가운 시선을 불식시키려면 그동안 국내 외 수많은 기업들과 체결한 'MOU 투자'에 가시적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며 "시정의 모든 역량을 쏟아 도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지역경제 생산자이자 소비자인 젊은 층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뿔뿔이 떠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살고 싶은 도시'라는 구호가 와닿기나 할까"라고 쓴소리했다.
이번 부언련 조사에서 박 시장을 '다시 지지하겠다'는 문항에 부산시민 △49.3%가 부정평가 했다. △20대 이하 63.0% △40대는 무려 74.6%가 부정이라고 답했다. 선출직으로서 매우 뼈아픈 대목이다.
박 시장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3선 연임 도전이 유력하다. 또 헌법재판소 탄핵 결과를 앞둔 가운데 조기 대선에 여권 주자 명단에도 이름이 거론된다. 분명 부산시민들 편에서 시장이 차기 대권 후보 대열에 오르는 건 고무적이고 환영할 일이다. 다만 거는 기대만큼 책임도 무겁다는 점에서 분발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부산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ARS전화조사(무선:95%·유선:5%)로 진행했으며, 응답율은 6.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