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라면 업계가 줄줄이 인상 계획을 밝히면서 소비자 물가에 비상이다. 대표적인 국내 라면 3사 중 삼양식품(003230)은 유일하게 올해까지 가격 동결 계획이다. 삼양식품이 가격 인상 없이도 호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삼양식품 제품. ⓒ 연합뉴스
앞서 농심(004370)과 오뚜기(007310)는 라면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농심은 이미 지난 17일부터 라면과 스낵류 가격을 인하 전 수준으로 원상 복귀해 출고가 평균 7.2% 올랐다. 오뚜기는 내달부터 라면 제품 16개의 출고가를 평균 7.5% 인상한다. 농심과 오뚜기 모두 △원재료비 △환율 △인건비 등의 상승이 이유라고 밝혔다.
삼양식품도 농심과 오뚜기처럼 위 세 가지의 상승 여파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삼양식품은 해외매출 비중과 공장 생산설비 효율성을 높이고 원가율을 낮췄기에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었다.
◆ 해외매출 비중의 차이…3사 중 가장 높아
삼양식품은 경쟁사 대비 해외매출 비중이 높다. 그렇기에 국내 제품 가격 인상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삼양식품 전체 매출 중 해외매출 비중은 80%나 차지하고 있다. 해외매출도 지난해 연결기준 1조3359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농심의 해외매출 비중은 37.7%이고 오뚜기는 10.2%다. 두 회사 모두 삼양식품과 비교해 국내 매출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농심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63억원으로 전년 대비 23.1% 감소했다. 오뚜기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220억원으로 전년보다 12.9% 줄었다. 국내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환율 영향을 삼양식품보다 더 세게 받았을 것이다.
◆ 가장 낮은 원가율…매출 높을 수밖에
지난 27일 기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지난해 원가율은 58%다. 오뚜기는 83%, 농심은 72%다. 3사 중 가장 낮은 원가율이다. 원가율은 매출액에 견준 매출원가 비율로 원가율이 낮아야 매출 발생 비용이 적어진다. 매출원가에는 원재료비, 인건비, 전기세, 노무비, 포장비, 제조비 등 제품을 생산 과정에 발생하는 비용이 모두 포함된다.
2023년 기준 농심과 오뚜기의 원가율은 각각 70%, 82%였다. 2024년에는 각각 2%, 1%씩 올랐다. 반면 삼양식품은 65%에서 58%로 떨어졌다.
◆ 공장 생산 설비 효율성 상승은 곧 '원재료 단가 낮추기'
지난 26일 열린 삼양식품 정기주주총회에서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사장은 "오는 6월 밀양 제2공장의 완공·가동을 통해 연간 생산 능력이 증대됨에 따라 글로벌 매출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이 해외매출 1조원을 넘긴 것은 창사 이래 최초이자 국내 식품업계에서도 이례적인 기록이다. 김동찬 대표이사는 "2027년까지 중국 등 주요국 해외 생산거점 확보를 통한 생산 현지화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오는 7월부터 삼양식품은 중국 공장 착공에도 돌입한다.
기존의 밀양 제1공장 대량 생산라인 설비 효율성을 높인 것도 실적에 도움이 됐다. 밀양 제1공장 평균 가동률(공장 생산능력 대비 실제 생산량 비율)은 2023년 60.9%에서 2024년 82.8%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양식품 전체 생산설비 평균 가동률도 65.6%에서 71.2%로 올랐다.
공장 생산 설비가 효율적일수록 원재료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마진이 높은 해외 수출 판매량이 늘면서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며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이 구축된 밀양 1공장 대량 생산라인 설비 효율성을 높인 것도 큰 몫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양식품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밀·옥수수·팜유 등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상승으로 수익성이 나빠져 국내 가격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가격의 단기적 인상보다 해외 시장 확장을 통해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것이 소비자의 신뢰를 공고히 하고 글로벌 브랜드의 입지를 높이는 방안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