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란, 결국 기업회생 절차 신청…"인수합병 추진"

정산 지연·결제서비스 중단…이번주 중 매각 주관사 지정

[프라임경제]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명품 온라인 플랫폼 발란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발란은 지난 24일부터 판매 대금 정산 지연으로 논란을 빚었다. 지난 28일 밤부터 상품 구매·결제가 모두 막혔다.

31일 최형록 발란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올해 1분기 내 계획한 투자 유치를 일부 진행했으나 예상과 달리 추가 자금 확보가 지연돼 단기적인 유동성 경색에 빠졌다"며 "파트너들(입점사)의 상거래 채권을 안정적으로 변제하고 발란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회생을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 대표는 발란의 회생절차는 타 사례와 구조적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대표는 "우선 발란은 일반 소비자에게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현재 미지급된 상거래 채권 규모도 발란의 월 거래액보다 적은 수준"이라며 "또한 이미 지난 3월부터는 쿠폰 및 각종 비용을 구조적으로 절감해 흑자 기반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발란은 온라인 명품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서 파트너와 고객의 높은 신뢰와 의존도를 갖추고 있어 이번 회생절차를 통해 단기적인 자금 유동성 문제만 해소된다면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진행할 회생절차는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건강한 재무구조로 재정비해 파트너 여러분의 권익을 신속히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회복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명품 온라인플랫폼 발란이 31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 연합뉴스

발란 측은 회생절차와 함께 M&A(인수합병)를 병행하기 위해, 이번 주 중 매각 주관사를 지정해 본격적으로 실행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회생계획안 인가 전에 외부 인수자를 유치해 향후 현금흐름을 대폭 개선함으로써 사업의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을 빠르게 높이기 위한 결정이다. 조기에 인수자를 유치해 자금 유입을 앞당김으로써 파트너사의 상거래 채권도 신속하게 변제하고자 한다"고 했다. 

또한 최 대표는 "발란은 담보권자나 금융권 채무가 거의 없는 구조"라며 "회생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채권자는 바로 파트너들"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공지문을 통해 회생신청 사실을 알린 최 대표는 △회생 인가 이전 인수자 유치 △미지급 채권의 전액 변제 △안정적인 정산 기반과 거래 환경 복원 △파트너와의 거래 지속 및 동반 성장에 나가겠다는 뜻도 같이 밝혔다.

최 대표는 "이 절차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정산 안정화 → 관계 회복 → 플랫폼 정상화로 이어지는 실질적인 결과를 반드시 만들어내겠다"며 "앞서 예고 드린 미팅 일정은 별도 안내드릴 예정이다. 지속적으로 상황을 공유하며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발란의 M&A 추진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발란은 담보권자나 금융권 채무가 거의 없는 구조라고 하지만, 셀러들에게 미지급된 상거래채권이 존재한다. 이 상거래채권과 사업 정상화를 위한 자금이 적지 않게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온라인 명품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에 신규 진출하려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2015년 설립된 발란의 월평균 거래액은 300억원 수준이며, 입점사는 1300여 개에 달한다. 특히 명품의 단가가 높아 미정산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발란은 2022년 한때 기업가치 3000억원까지 인정받았으나 최근 수년간 판매 부진과 고객 이탈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최근 기업가치가 10분의 1인 300억원대로 추락했다. 2020∼2023년 4년간의 누적 영업손실액은 724억원에 달한다. 2023년부터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