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카드 매각에 있어 대주주 MBK파트너스라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 롯데카드
[프라임경제] 2년만에 재매각에 나선 롯데카드가 큰 벽에 부딪혔다.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실책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기업을 인수한 뒤 그 가치를 올려 다시 매각하는' 사모펀드의 본업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따른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372억원으로 전년 대비 62.6% 감소했다. 지난 2023년 로카모빌리티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처분이익 효과를 제외하면 18.9%로 감소폭이 줄어드나, 여전히 적지 않은 수치다.
내려간 실적을 다시 끌어올리기도 어렵다. 롯데카드뿐 아니라 카드업계 전반은 가맹수수료 인하로 신용판매 수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 탓에 카드론 등 대출 상품을 늘려 수익을 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관리 목표를 요구하는 등 대출 상품 판매에 제동을 걸고 있다.
대주주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는 아쉬운 결과다. 롯데카드 매각에 다시 나선 상태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10월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맺고 롯데카드 지분 79.83%를 롯데그룹으로부터 1조3810억원에 인수하면서 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지난 2022년 매각을 시도했으나 하나금융, KT 등 인수 후보들과의 시각 차이로 무산됐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전체 지분가치 기준 매각 가격으로 3조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년여만인 지난해 12월 MBK파트너스 매각 주관사로 UBS를 선정하고 2년만에 롯데카드 경영권 재매각에 나섰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황 부진에 카드사 자체의 경쟁력도 떨어졌지만, 대주주 MBK파트너스 자체에 대한 리스크도 걸림돌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6일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롯데카드에 현장 조사관을 파견했다. MBK파트너스를 대주주로 두고 있는 홈플러스와 롯데카드에서 부당 내부거래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롯데카드의 경우 같은 계열사인 홈플러스에 기업 전용 카드 거래 조건을 더 유리하게 적용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사태에 앞서 롯데카드가 보유한 786억원의 팩토링 채권에서 연체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381억원의 손실을 봤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채권 부실이 내부 심사과정에서 한도 관리가 미흡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외형 대비 연체 규모 등을 감안하면 재무 부담은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비우호적인 업황 하에 수익성 및 재무 건전성 하방 압력이 지속될 전망으로 신용도 관리 부담은 증가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건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으나, 하락 위험은 어느 정도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에 더해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사태에서도 채권 관리가 부실했음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지적받고 있는 상황이라 인수자 입장에서는 신뢰도가 떨어질 만하다.
사모펀드들이 금융사를 매각하는데 있어서 여파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현재 금융사 가운데 사모펀드가 소유한 곳은 JKL파트너스를 대주주로 둔 롯데손해보험(000400)이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기업을 인수한 다음 가치를 올리고 경영을 효율화해 다시 매각하는게 목적"이라며 "하지만 그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오히려 매각에 리스크로 작용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잠재적 인수자는) 사모펀드가 맡으면 회사가 망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며 "홈플러스 소유 부동산 위치가 알짜배기인데, 상태가 이정도로 안좋아졌다면 경영 능력에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