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자 선거 등록 신청 공고.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조기 대선 시계가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내에서도 대선 주자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다만 후보가 18명에 이르는 등 난립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불출마 소식도 속속 들려오고 있다.
이들이 포기를 택한 데에는 '친윤'으로서의 책임감,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의 무게감 등이 이유로 거론된다. 또 경선룰 등 후보 선출 방식에 불만을 품은 잠재적 주자도 있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기현 의원, 김태흠 충남도지사, 박형준 부산시장 등 국민의힘 내 잠재적 대선주자들이 차례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원희룡 전 장관은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대선 선대위 정책본부장으로, 또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참여했던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 탄핵을 맞았다"며 "저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고 적었다.
김기현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탄핵을 막아내지 못했다"며 "저부터 먼저 그 책임을 통감하며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했다.
원 전 장관과 김 의원은 당내 '친윤계'로 통한다. 원 전 장관은 국무위원의 일원으로, 김 의원은 당 대표로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에 탄핵에 책임을 지고 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태흠 지사와 박 시장은 두 사람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섣불리 지방자치단체장 직을 내려놓을 경우 당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위치다.
김태흠 지사는 입장문을 내고 "대선 출마가 정치적 경력이나 차기 선거 준비를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지론이기도 하고 준비도 부족하다"며 "당 소속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성찰과 자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박형준 시장은 페이스북에서 "많은 분들로부터 당내 경선에 참여해서 새로운 리더십 구축에 일조하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하지만 저의 의지와 힘이 못 미쳐 그 뜻을 받들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로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면서 국민의힘 내에서는 대선주자가 그 어느때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재명 대표라는 압도적 선두가 존재하는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당 내에 확고한 기반을 가진 인사가 없으므로 오히려 많은 후보들이 문을 두드려 보지 않겠냐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18 잠룡'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의원,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이철우 경북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등 6인은 이미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더해 출마를 예고한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나경원 의원, 유승민 전 의원과 하마평에 오른 윤상현 의원, 이장우 대전시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18명에 달하는 후보들이 난립할 것이란 예상이다.
다만 원 전 장관, 김 의원, 김 지사, 박 시장이 연이어 출마를 포기하면서 예상치의 절반 가량인 10명 안팎일 것이 유력해졌다.
황우여 대선 경선 선관위원장도 전날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선후보는) 아마 10명에서 조금 넘거나 10명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까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존재한다. 유 전 의원은 전날 발표된 대선 경선룰을 두고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은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으로만 여론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전 국민 대상으로 한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일반 국민 등을 대상으로 차례로 치를 경선 모두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당심에서 앞서는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가 따른다.
유 전 의원은 "이런 경선 규정으로는 대선을 이길 수 없다고 걱정해왔다"며 "하지만 당 선관위는 패배를 자초하는 잘못된 생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걸 보고 굉장히 분노했다. 출마 여부는 주말 동안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